강남재건축 급매물 잇단 소진되며 4천만원 오르기도…투자자들 기대감 확산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잠잠하다가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반복해 밝히니까 조금씩 관심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급매물에 관심 보이는 사람들이 사려고 한다. 가을이나 내년쯤에 가격이 오를거라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많다."(대치동 B공인 대표)
"예전에는 대출받아서 샀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어떡하느냐며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대출한도가 늘어났으니 값싼 매물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늘었다."(둔촌동 A공인 대표)
3년 5개월만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되면서 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도호가가 조정되고 급매물이 소진되는 분위기다. 규제완화 이전보다 확실히 투자자들이 '과감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5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둔촌주공아파트의 경우 지난달에만 20여건 거래가 이뤄졌다고 중개업소는 전했다. 둔촌주공 인근 A공인 대표는 "보름전부터 금융규제 완화 영향을 받아 매수자들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평형별로 급매물들이 다 빠졌다"며 "7월보다 15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는데 이 상태에서는 거래가 잘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규제 완화가 원리금이나 이자부담을 감당할 능력을 갖춘 실수요자들에게 구매여력을 늘려주면서 움직이게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치동에서도 이런 기조는 읽힌다. 대치동 B공인 대표는 "정부가 경제활성화 조치를 내놓으면서 전화상담이나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가을쯤에는 가격이 오를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주인들도 부동산경기가 나아질거라는 기대감에 집을 팔고 갈아타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문의가 늘어나다보니 비수기인데도 중개업소들이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귀띔도 했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대치동 일대 기존 아파트의 매도호가는 2000만~3000만원, 재건축 아파트는 3000만~4000만원 가량 올랐다.
강북지역에서는 아직은 특별한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둔 아현동 일대 재개발 아파트단지는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간간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아현동 C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거래에 많이 나서고 있지만 급매물 위주로 조금씩 소진되고 있다"며 "작년 여름보다 가격이 조금 올랐고 문의도 늘었지만 최저가만 조금씩 오른 정도"라고 설명했다. 옥수동 D공인 관계자는 "휴가철이라 손님들이 크게 늘어나진 않았고 가을 이사철까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거래는 큰 폭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142건으로 6월(5188건)에 비해 18.4% 증가했다. 전년 동월(2118건)과 2년 전 같은 달(2849건)과 비교해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금융규제 완화로 거래가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지만 일반아파트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시간이 좀 지나 이사철에 접어드는 추석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전세 재계약을 앞둔 신혼부부들이 매매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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