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30일 백혈병 근로자 논란과 관련한 5차 협상을 시작했다. 반올림이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거듭 요구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 내 안전관리 노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는 입장이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30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반올림과의 5차 협상에 앞서 "반도체 사업은 주요 국가사업으로 안전, 보건은 뒷받침이 안되면 사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라며 "오늘 반올림측에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관리 현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올림의 거듭된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미 세 차례의 사과에 나서는 등 문제 해결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반올림도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올림 협상단 대표인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 아버지)씨는 협상 시작 전 "삼성의 사과와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재발방지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전달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지난 16일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을 놓고 5시간30분 동안의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대화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는 한 달 내로 협상단에 참여한 피해자와 가족 8명에 대한 보상을 논의한 후 다른 피해자들로 확대하자고 제안했지만 반올림은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한 피해자 전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발방지대책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는 독립적, 전문적인 제 3의 기구를 통해 종합진단을 실시하자고 제안한 반면 반올림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공개를 포함한 요구안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고 맞섰다. 아울러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제대로 된 사과를 다시 한 번 요구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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