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첫발 내디딘 창신·숭인…주민 "로또맞은 기분"

29일 종로구 창신동 도시재생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여한 박원순 시장이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앞으로 주민과 소통해 지역의 역량을 강화시켜 줄 것입니다. 도시의, 마을의 기적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5년 후에 여기 다시오면 어떤 도시로 바뀌어있을까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여러분 상상 되시나요?"(박원순 서울시장)

"다른 지역들은 폐허가 된 지역을 활성화한다고 합니다. 창신·숭인 지역은 방 한칸 점포 하나 빈 곳이 없는데 이 구역에 재생사업을 한다고 하는군요. 주민들 한명 한명이 로또 맞은 기분이에요."(정태선 지역주민대표)

전국에서 뉴타운 구역 전체가 해제된 첫번째 사업지인 '창신·숭인' 일대가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이곳을 '도시재생 1호' 사업지로 삼아 주거와 산업, 문화가 연계되는 통합재생을 추진한다.

29일 오전 10시 종로구 창신동에서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박원순 시장과 정세균 의원,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센터장인 신중진 성균관대 교수를 비롯한 지역주민들이 행사에 참여했다. 센터 내부에는 준비과정을 담은 사진, 마을공동체 활동을 담은 팸플릿 등이 걸려있었고 박 시장도 곳곳을 살폈다.

창신·숭인지역에 적용되는 도시재생은 한마디로 '통합재생'이다. 기존 재개발이 노후된 주거지만 정비하는데 그쳤다면 창신·숭인지역에서는 열악한 주거환경은 개선은 물론이고 쇠퇴하는 봉제산업과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작업까지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도시재생이 다소 생소한 개념인 탓에 지역 주민들은 재개발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서울시와 종로구가 선도지역으로 지정할 때도 재개발 새로 또 하느냐고 야단이 났었다"며 "창신·숭인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살기좋은 문화예술마을, 역사마을로 변모시키겠다"고 말했다.

한영수 종로구주민자치회 위원장은 "창신숭인 지역은 낙후되고 고립된 공간으로 참담함을 금치 못했고 지역주민 갈등 또한 심각한 상태였다"며 "뉴타운 사업이 해제되고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반목과 갈등이 화합으로 치유되고 서울의 중심 종로, 종로의 중심 새로운 창신·숭인지역이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자리와 골목상권을 회복하기 위해 '소단위 네트워크'도 만든다. 창신2동·숭인1동은 주거·봉제산업 거점으로, 창신1동은 시장과 상가거점으로 삼고 거점을 연결하는 지역밀착형 봉제골목과 안전안심골목, 푸른골목 등을 조성한다. 청년층을 유입시키고 지역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거점공간에는 공동작업장과 지역맞춤형 임대주택을 짓기로 했다.

우선 시는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사업을 공모해 주민들이 원하는 재생사업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역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전문가를 대상으로 지역 일자리창출 프로그램 등을 8월부터 공모한다. 기반구축 단계인 올해는 주민ㆍ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오는 11월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한다.

지원센터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시행까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조직이자 도시재생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본격적인 도시재생에 돌입할 계획이다. 2017년 하반기에는 주민주도 지역재생기업으로 전환하게 된다. 센터 내에 재생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마을활동가 육성, 지역 맞춤형 교육으로 양성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