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홍원 국무총리가 29일 여름방학 중 방과구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중랑구의 면목고를 방문해 직접 교실온도를 확인하고 학교수업에 적정한 환경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정 총리는 "작년 찜통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올 여름에도 학생들이 찜통교실에서 공부해 학습능률이 떨어지고 건강이 악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돼 직접 돌아보고 실태를 파악해 그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서 왔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생활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쾌적하고 안전한 학습 환경은 공부와 건강에 직결되는 사항"이라면서 "학생들이 학습에 집중하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정온도 관리에 최선을 다하라"고 학교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는 '찜통교실ㆍ냉동교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전기요금 경감조치, 학교 운영비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해왔다"면서 "일선학교에서 정부지원을 여름철(6∼8월), 겨울철(12∼2월)에 집중적으로 활용한다면 전년보다 약 50%의 전력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특히 학교 관계자들이 그간 몸에 밴 절약습관 때문에 학생들이 필요한 시기에 냉·난방기 가동을 억제하는 일이 없도록 당부하고 "정부의 전기요금 경감 조치와 학교 에너지 효율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힘들다면, 추가적인 방법을 모색해서라도 찜통교실, 냉동교실을 완전히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찜통교실ㆍ냉동교실'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해 11월 교육용 전기요금을 8.8% 인하 조치한데 이어, 올해 6월부터는 초ㆍ중ㆍ고교의 전기요금을 일괄 4% 할인했다. 올해 4월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1004억원 증액해 학교 운영비로 활용하도록 지원해 연간 약 1340억원(학교당 1156만원, 연간 전기요금의 25%)의 지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총리는 면목고 교장이 "여름철 교실 온도를 26도로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노후시설로 고장이 잦고 에너지 효율이 낮아 시설 교체가 필요하다"고 건의하자 "면목고의 노후시설(20실, 57개 냉방기)은 물론, 다른 학교의 노후 냉방시설의 교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의 지시에 따라 교육부와 교육청, 각급 학교 등은 앞으로 노후냉난방 시설을 에너지 고효율 시설로 교체하는 한편, 대기전력차단장치를 적절한 수준으로 운영하는 등 효율적인 학교 에너지 사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정 총리는 냉방상태를 점검한 뒤 가진 학생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과거 고교시절 한겨울에 학교 인근 강가에 가서 얼음을 깨고 냉수마찰을 하곤 했는데, 그러면 해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실제 추위도 이겨내게 됐다"고 회상하고는 "여러분들도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도전정신을 가지면 훨씬 더 힘과 용기가 생기고 각자의 꿈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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