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의 추가 상승과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책 효과와 외국인 순매수가 뒷받침해주면서 코스피는 지난 25일 올들어 처음으로 종가 기준 2030선에 올라섰다.
그동안 우려해왔던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어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불확실성이 점차 기대로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코스피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지난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의 53.6% 기업(66개)이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실적시즌의 반환점을 지난 것이다. 지금까지 결과를 보면 영업이익 기준 예상치를 상회한 기업이 47.9%(하회 기업은 52.1%), 실적 서프라이즈 비율은 27.1%를 기록했다. 특히, 실적 서프라이즈 비율은 실적 쇼크 비율(22.9%)을 상회했다. 직전 분기보다 크게 개선된 실적시즌이 진행 중이다.
실적 하향조정세는 여전하다. 그러나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들이 가시화되며 이익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첫째, 이익 전망치의 하향조정폭, 변화율이 축소되고 있다. 이익의 하향조정 트렌드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2분기 실적이 부진한 종목들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시즌을 실적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로 인식하고 있다. 셋째,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를 제외할 경우 2분기 실적은 2년여만에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시장에서 업종·종목별 매기 확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넷째, 실적 부진 업종의 분위기 반전이 뚜렷하다. 특히 전기전자제품, 건설, 무역회사, 은행, 철강업종의 경우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
2분기 실적시즌이 중반을 지나며 앞으로는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코스피의 펀더멘털, 이익, 수급모멘텀 간 삼박자 선순환 고리의 완성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코스피가 글로벌 소외현상 탈피, 글로벌 증시 대비 강한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월말을 맞아 국내외 다양한 경제지표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 코스피 상승추세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도가 유효한 가운데 국내 이익과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멘텀이 가세하는 만큼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우위를 이어갈 것이다. 지난 주 2020선에서의 지지력을 확인한 만큼 이번 주 코스피는 탄력적인 상승세로 박스권 상단(2050선) 돌파 및 안착이 기대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 직전 고점을 넘어서며 지수의 추가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12년 이후 박스권 상단인 2060포인트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수급과 실적 그리고 정책 모멘텀의 3가지 요건이 강화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실적 모멘텀과 관련해 이번 2분기 실적시즌의 결과는 '기대 이하'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업종 대표주의 실적이 컨센서스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부진한 실적 결과가 지수 레벨업을 이끌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2분기 실적 공개 이후에 나타난 업종 대표주의 주가 흐름은 차분한 모습이다. 이전 실적시즌 대비 주가 변동성이 작아졌다. 실적 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 LG화학의 주가 흐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다소 부진한 2분기 실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흐름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이다. 그 이유는 주식시장이 과거에 대한 '실망'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에 더 큰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쇼크 이후 2분기 실적 전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고 내수주의 안정 확인과 소재·산업재의 턴어라운드 기대가 살아나고 있으며 중국 우려가 기대로 바뀌고 있다.
지수 레벨업을 위한 3가지 요건이 아직 다 완비된 상황은 아니다. 수급과 실적, 정책의 3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실적 모멘텀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족한 실적 모멘텀도 정책 공조 기대가 커지며 반등하고 있는 환율 변수 그리고 중국의 회복 효과로 일부 상쇄가 되고 있다. 지수의 우상향 기조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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