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연고점을 다시 썼다. 장 초반 강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이틀 연속 하락하긴 했지만 연고점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에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 필요한 요인들은 점검해 보면 외국인 순매수, 실적에 대한 신뢰 회복, 중국 경기 회복 등을 꼽을 수 있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6주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펀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저금리 기조 유지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중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중화권 지역으로 자금 유입 흐름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 국내 기업들의 실적 우려와 대외 리스크 요인들로 인해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재차 뚜렷한 순매수세를 보여주면서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도 4조원대로 늘어났다. 현재 실적에 대한 우려가 일부 반영됐고 여전히 국내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매수 기대감은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업종별 매수동향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선호업종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주 전과 비교해봤을 때 외국인은 여전히 은행, 운수장비, 철강, 전기전자업종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통신업종을 추가적으로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은 증권, 화학, 운수창고업종의 매수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건설업종의 매도 물량이 확대되고 모습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장만이 좁은 박스권에 갇혀 글로벌 시장에서 홀로 소외된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7분기만에 8조원 이하로 내려간 점과 시클리컬(경기민감) 종목들의 저조한 이익 등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의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은 지속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계량분석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 시장이 박스권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이어가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이같은 전망은 이익추정치 변화(어닝스 리비전) 팩터의 신뢰도 회복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익추정치가 상향되는 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하향되는 종목은 약세를 보이는데 지난 2011년 중반부터 이어져 온 3년 간의 박스권 장세에서는 이 팩터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즉, 이익추정치의 변화가 주가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3년 간의 박스권을 '지수가 일정 범위에 갇혀 있는 박스권'으로 보기보다 '이익추정치의 변화와 주가를 설명하지 못하는 박스권'으로 정의한다. 최근 박스권에서 대다수의 주식투자자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워하는 이유 역시 기업의 이익 변화가 주가를 설명하지 못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익추정치가 주가를 설명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시장에서 기업이익 전망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시장의 이익이 하향되는 가운데 낙관적인 전망이 과도하게 반영된 종목들의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실망감이 이익추정치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낮췄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이익추정치 변화의 주가 설명력이 과거 박스권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기업 이익이 주가를 설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3년간 이어져온 박스권을 이익추정치의 신뢰가 크게 낮아진 국면으로 정의한 만큼 이익추정치의 신뢰도가 향상된 최근 변화는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신호로 볼 수 있고 박스권을 벗어날 경우 글로벌 시장의 상승세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시장 전략은 박스권 상향 돌파 가능성에 무게를 둔 포지션을, 종목 전략은 이익추정치가 상향되는 종목을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민병규 동양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연고점에 도달함에 따라 부담을 느끼는 시선이 상당히 많아졌다. 하지만 높아진 지수 레벨에 대한 우려를 너무 크게 가질 필요는 없다. 이전 연고점이었던 5월에는 소재와 산업재가 코스피 상승을 상당히 제한했는데 소재·산업재 지수와 중국 수출 기업 주가는 중국 경기 모멘텀과 높은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최근 글로벌 경기 모멘텀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의 모멘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중국의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미국과 유로존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러한 경기 현황 차이는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월 이후 중국 수출 기업의 수익률은 9.5%였던 데 비해 미국은 4.4%였고 유로존은 -2.0%였다.
중국 경기 모멘텀은 지수의 추가 상승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다.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에 도달함에 따라 레벨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데 중국 경기 모멘텀과 관련 업종 강세는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까지 소재(-13.3%), 금융(-7.8%), 산업재(-4.5%)가 코스피의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어 소재와 산업재는 향후 중국 경기 회복 수혜를 통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