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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상 최대 규모 과징금…건설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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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호남고속철 담합…건설사 28곳에 4355억원 과징금
"국책사업 도왔는데 과도한 제재"…입찰제한·해외수주 등 후폭풍 우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국내·외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가 잇따르자 건설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009년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사업의 입찰 담합 혐의로 28개 건설사에 대해 435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건설업계 담합사건 중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4대강 사업으로 '과징금 폭탄'을 맞은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서만 인천도시철도 2호선, 대구지하철 공사, 경인운하 사업 등 네 번째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됐다.

과징금을 내야 하는 한 대형 건설사의 임원은 "사실상 수익성이 거의 없는 공사에 당시 정부가 '국책사업에 대형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독려해 사명감을 갖고 참여했는데 정권이 바뀌자 과징금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다른 대형 건설사 고위 관계자도 "단일 사업을 여러 개의 공구로 분할해 동시 발주하면서 1개사 1공구로 수주를 제한하는 등 업체 간 공구배분을 조장한 것은 사실상 당시 정부였다"며 "계약·발주 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업체에만 사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반발했다.


대형 건설사 임직원들은 지난 23일 열린 '건설공사 입찰담합 근절 및 경영위기 극복 방안' 토론회에서 과거 불공정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나흘 만에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과징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정위 조치로 건설사 한곳에서 내야 하는 과징금은 평균 156억원으로, 한 업체에 최대 836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낙찰을 받지 못한 업체에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대형 건설사의 한 임원은 "건설업체들이 몇 년째 장기 불황에 허덕이다 지난해부터 가까스로 기운을 추스르고 실적 개선에 파란불이 켜졌는데, 벌어들인 돈을 모두 벌금으로 내게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적자를 낸 기업은 과징금을 경감해주는 제도가 있다"면서 "적자기업에 잘못된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담합으로 인한 제재가 과징금 부과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후폭풍을 더 우려하고 있다. 발주처로부터 부정당업체로 지정되면 일정기간 정부가 발주하는 모든 공공공사에서 입찰 참가가 제한되는 데다 손해배상 소송 등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대 2년간 공공공사 입찰이 제한되면 영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과징금에다 입찰참가까지 제한하는 것은 가혹한 중복처벌"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제재가 국내 영업뿐 아니라 해외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 중국, 유럽 업체들이 잇단 공정위의 판결을 바탕으로 한국 업체에 대한 비방 홍보자료로 활용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발주할 중동과 인도 등 지역의 대형 공사 수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중 일부는 연매출 중 20%가 과징금으로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타격이 심각하다"며 "공정위 조사결과가 공식적으로 통보가 되면 면밀히 살펴보고 향후 입장을 발표할 것"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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