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김 의원과 팽씨 각각 살인교사와 살인 혐의로 기소
- 살인교사 직접증거 없어도 진술 및 정황증거로 충분하다 판단
- 정·관계 로비로 수사 확대…대검, 현직검사 소환해 조사 예정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서울 강서구 재력가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원(44)과 살해 피의자 팽모(44)씨를 각각 살인교사 혐의와 살인 혐의를 적용해 22일 기소할 방침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경규)는 기소 및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김 의원과 팽씨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기소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김 의원이 팽씨에게 수천억원대 재력가인 송모(67)씨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직접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검찰은 ▲체포 당시부터 팽씨가 일관된 진술을 해온 점 ▲김의원과 팽씨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과 전화내역 ▲범행을 전후해 두 사람이 집중적으로 연락한 점 ▲김 의원이 팽씨 가족에게 일정 금액의 돈을 건넨 점 등의 정황증거가 충분해 재판에 넘기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살인교사에 대한 팽씨의 진술이 번복될 경우 김 의원에 대한 혐의 입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팽씨는 변호인을 통해 재판에서도 지금까지의 진술을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송씨가 작성한 금전출납장부인 '매일기록부'에 김 의원에게 총 5억9000만원이 건네진 내역이 있는 점도 살인을 교사할 동기가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씨 측은 송씨의 아들이 장부를 훼손한 채 검찰에 제출해 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해 살인교사 혐의에다 뇌물수수 혐의까지 적용할 것인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뇌물수수죄를 입증하려면 김 의원이 송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과 대가성 여부를 함께 밝혀내야 하지만 당사자인 송씨가 숨졌고 김 의원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
검찰이 입수한 송씨의 금전출납장부 2권에서 언급된 정치인 등에 대한 로비 의혹은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관정)에서 본격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현직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조사 중인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정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하면서 송씨로부터 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수사하는 한편 정 검사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해 수발신 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을 분석 중이다.
송씨의 장부에는 정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하던 2010년 9월에 300만원, 2011년 9월에 500만원이 각각 건네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검찰은 송씨가 2010년 3월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소된 점에 주목하고 이 사건에 정 검사가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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