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김혜원 기자, 손선희 기자] 15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7·30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7일 0시를 기해 시작됐다. 전국 15개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자는 이날부터 29일까지 13일간의 유세활동에 돌입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6ㆍ4 지방선거에서 활용한 '박심(朴心·박근혜 의중) 마케팅' 대신 지역에 적합한 '인물론'을 내세우면서 과반의석 수성을 최대 목표로 내세웠다.
반면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을 강조하면서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의 인사 참사와 연결 지어 현 정권에 책임을 씌우는 분위기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등 군소정당도 적지 않은 후보군을 내고 '야권 연대 불가론'을 펼치며 독자적인 유세전에 나섰다.
연일 '어려운 선거'를 강조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의원총회를 기동민 후보 선거 사무소에서 열었다. 서울 동작을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기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80여명의 동료 의원이 이른 아침 선거 사무소로 집결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기동민을 살려야 박원순을 살린다"며 "박원순의 새로운 변화와 가치가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여기서 멈추는지는 동작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는 밤 12시에 사당동과 상도동에 있는 지구대와 119안전센터 현장을 찾는 등 '올빼미 유세'를 이어갔다. 같은 곳 출마에 나선 노회찬 정의당 후보도 아침 6시30분 7번 마을버스 첫차에 올라 지역 주민을 만나는 것으로 첫 번째 선거운동 일정을 시작했다.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와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등 거물급 후보를 선두로 내세운 수원지역 3개구의 유세활동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새벽에 119안전센터와 파출소를 방문한 손 후보는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수원역에 얼굴을 비추고 시민들과 출근 인사를 나눴다.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이번 재보선의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과반의석 확보 여부다. 만일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만들어질 경우 박근혜정부의 각종 국정과제 추진은 임기 내내 겉돌 수 있다. 현재 147석인 새누리당은 최소 4석을 확보해야 여대야소를 유지할 수 있다.
변수는 '박근혜 대통령 인사 논란', '여당 지도부 교체', '야권 연대'가 꼽힌다. 임명 강행 하루 만에 자진 사퇴한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은 박 대통령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새롭게 출범한 여당의 비주류 지도부가 일정 부분 상쇄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평적 당·청 관계를 약속한 김무성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정 후보자 자진 사퇴와 황우여 의원의 교육부 장관 내정에 대해 아무런 사전 정보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박근혜·비주류 지도부 등장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야권은 선거 때마다 활용한 '연대' 카드를 이번에도 꺼낼지 관심사다. 아직은 김·안 공동대표가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정치공학적 연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실제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있지만, 단기전인 재보선에서 표 분산 차단과 표 결집이란 실익이 담보된 카드인 만큼 야권으로선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정의당 후보가 선거 완주의 뜻을 거듭 밝히고 있어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선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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