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정기적인 연금소득이 있는 경우 월평균 남성은 36만4000원, 여성은 15만원의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한국의 성별 연금격차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를 구분하지 않은 전체 월평균 연금은 25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남성과 여성을 구분했을 때는 남성의 월평균 연금이 여성보다 21만4000원 많았다.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수령하고 있는 공적연금, 개인연금 등의 남녀 차이를 분석한 것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005년 시작해 격년에 걸쳐 조사하는 노후보장패널 조사 결과를 기초로 분석했다.
여성의 연금소득은 남성의 연금소득 대비 41.3%에 불과한데, 여성의 월평균 연금액만 보면 1인 가구 월 최저생계비의 4분의 1 이하로 여성이 노후 빈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인 가구 월 최저생계비는 60만3403원이다.
65세 이상 인구 중 연금을 받고 있는 비율은 75.6%에 달하지만 대부분(57.3%)이 금액이 적은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연금액이 작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65세 이상 남성의 34.9%, 여성의 53.5%는 다른 공적, 사적 연금 없이 기초노령연금만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민간보험인 사적연금을 받는 비율은 0.1%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의 월평균 연금은 남성이 199만원, 여성이 121만원으로, 여성의 연금이 남성의 61%에 달했다. 연금액도 우리나라보다 남성은 5.5배, 여성은 8.1배 많다.
EU 회원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연금은 적고, 성별 격차는 가장 크다. 또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간 연금소득의 비율도 EU 27개 회원국과 비교해 가장 낮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연금 수준은 EU 회원국 중 라트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과 유사하다. 우리나라 1인당 GDP가 이들 국가의 1.6∼3.2배 수준이므로 우리나라 국민의 노후소득 하락률이 이들 국가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노후소득 확대와 성별 연금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공적연금 제도 내에서 여성 수급권을 확대해야 한다"며 "공적연금의 확대가 한계가 있는 만큼 65세 이상 노인의 0.1%밖에 받지 못하고 있는 사적 연금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경제활동 여건을 개선하고 개인의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