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의혹 담긴 '매일기록부' 명단 논란…이름 거론돼도 대가성 입증 여부 관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서울 강서구 재력가 살인사건 피해자 송모(67)씨가 현직 검사에게 수백만원 이상의 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씨의 뒷돈 전달 의혹이 담긴 '매일기록부'에는 경찰, 공무원, 정치인 등의 이름도 담겨 있어 '로비사슬'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숨진 송씨가 남긴 매일기록부에는 수도권 한 지검에서 근무하는 A부부장 검사 이름과 금액 200만원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 사용처는 별도로 적혀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검사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금액은 이보다 거액이라는 관측도 있다. 2005년 이후 수년에 걸쳐 200만원, 500만원 등 모두 2000만원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A검사는 이에 대해 "2005년 지인 소개로 송씨를 알게 돼 한두 번 만나 식사했고, 몇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금전 거래 사실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사업 확장 등을 위해 각계 인사들에게 떡값 명목 등으로 돈을 건넸고, 이러한 내용을 자필로 매일기록부에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일기록부에 이름이 올라 있다고 해서 대가성 있는 금품 전달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 송씨가 이미 숨진 상황이어서 이름이 언급된 당사자가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할 경우 대가성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법조계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검찰은 일단 수사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수사에 나선다는 기본원칙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받은 금액이 소액이더라도 대가성이 있다면 수사 대상이고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송씨가 숨진 상황이라 수사가 쉽지는 않겠지만 돈을 줬다면 이를 본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이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혐의 입증에 나서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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