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서 6명만 보유한 대기록, 디펜딩챔프 루이스와 '진검승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여제' 박인비(26ㆍKB금융그룹)가 다시 한 번 진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루이스 석스(1957년)와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ㆍ이상 미국), 캐리 웹(호주ㆍ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ㆍ2003년) 등 단 6명만이 갖고 있다. 10일 오후(한국시간)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세 번째 여자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이 격전지다.
박인비는 지난해 나비스코를 기점으로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까지 LPGA투어 역사상 63년 만의 '메이저 3연승'이라는 위업을 일궈냈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메이저 4연승이라는, 그야말로 전인미답의 '그랜드슬램'이 무산됐다. 우승경쟁은커녕 공동 42위, 최악의 성적이다. 컴퓨터 퍼팅이 망가지면서 이후 여러 차례 우승 언저리만 맴도는 슬럼프로 직결됐다.
올 시즌에는 일찌감치 3승을 챙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추격을 버텨내지 못해 59주간 호령했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내줬다. 그나마 랭킹 2위로 밀려나자마자 지난달 매뉴라이프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해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성공했다. 문제는 퍼팅 감각이다. 매뉴라이프 우승 직후 "드디어 내 퍼트가 돌아왔다"고 환호했지만 US여자오픈과 아칸소챔피언십에서 다시 고전했다.
이번에는 물론 사정이 다르다. 이 대회를 위해서 대회 출전 수를 조절하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등 남다른 공을 들였다. 지난주에는 국내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비축했고, 5일 현지에 도착해 실전 샷 감각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비앙챔피언십이 메이저로 승격돼 9월 또 한 차례 기회가 있지만 골프계에서는 메이저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박인비 역시 "(이 대회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위한 마지막 타이틀이라 생각한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루이스가 최대 경계대상이다. 대회 2연패와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사냥'을 노리고 있는 시점이다. 노스텍사스슛아웃과 숍라이트클래식에 이어 2주 전 아칸소챔피언십 우승컵을 끌어 모아 '넘버 1'의 입지를 굳혀 자신감까지 더했다. 전문가들은 랭킹 2위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와 US오픈에서 시즌 2승째를 수확한 재미교포 미셸 위를 우승 후보 목록에 올려놓았다.
한국은 최나연(27ㆍSK텔레콤)과 유소연(25)이 뒤를 받치고 있다. 국내 팬들에게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상금랭킹 1위 안선주(27)의 등판도 관심사다. 올 시즌 일본으로 주 무대를 옮긴 신지애(26)와 함께 '잉글랜드 원정길'에 나섰다. 신지애는 국내에서 활약하던 2008년 비회원 신분으로, 2012년에 통산 2승째를 수확한 달콤한 경험을 떠올리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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