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가 지난달 국내에서 300대 이상 판매하며 여느 대중 수입차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국내 평균 판매가격이 1억원대 중반일 정도로 가격이 높지만 찾는 사람은 갈수록 늘고 있다.
6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포르쉐코리아는 지난달 311대를 포함해 올해 상반기에 1219대를 팔았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포르셰는 올해 초 국내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는데, 첫 달에는 판매량이 100대가 채 안 됐으나 이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 판매실적이 200대를 넘어선 후 지난달에는 국내 출시 후 처음으로 월 300대 고지를 넘어섰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연간 판매량이 300~400여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이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해 목표로 했던 연간 2500대 판매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을 보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 인기가 꾸준한 가운데 국내엔 5월에 출시한 소형 SUV 마칸이 단번에 '볼륨모델'로 떠올랐다. 마칸S 디젤이 50대 팔린 것을 비롯해 마칸S가 9대, 1억원이 넘는 마칸 터보도 20대나 팔렸다. 브랜드 내 최고인기 모델은 카이엔 디젤로 105대 판매됐다.
포르셰의 성장세는 국내 전체 수입차 시장이 커지는 정도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건 포르셰가 스포츠카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인 데다 최근 들어 할인 등 마케팅을 강화해서 끌어올린 실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판매량 상위권인 독일 브랜드를 비롯해 국내 영업중인 다수 수입차업체나 딜러사는 시장확대를 위해 다양한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포르쉐코리아나 딜러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포르쉐코리아가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차종은 구체적으로 37개. 7000만원대부터 2억원을 훌쩍 넘기는 모델까지 다양하며, 국내 공식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평균치를 내보면 1억5000만원 수준일 정도로 높다.
이 가운데 '빅카'(포르셰 관계자들은 카이엔·파나메라 등 문짝이 4개인 차종을 보통 이렇게 표현한다)를 제외한, 흔히 스포츠카로 표현되는 차종의 판매량은 4분의 1이 채 안된다. 포르셰가 SUV 카이엔을 처음 내놓을 때만 해도 '스포츠카 브랜드로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으나 이제는 브랜드의 주력모델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수입차 브랜드마다 판매량을 보면, 포르셰는 13번째로 피아트나 혼다ㆍ푸조 등 대중 브랜드에 비해 많이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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