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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리스크' 희비 갈린 대우인터 VS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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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 반색, 대한항공 탄식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회사채 시장에서 '그룹리스크'에 빠졌던 대우인터내셔널대한항공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POSCO)의 적극적 해명과 자체 사업의 수익성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한 반면, 대한항공은 부실한 계열사에 자금까지 지원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일각에선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신용등급 AA-)이 4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총 55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경쟁률 1.4대 1을 기록했다. 3년물에 2100억원, 5년물에 34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대우인터는 5년물 발행량을 당초 2000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늘리고, 3년물 발행 규모는 20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줄였다.


모회사인 포스코의 신용등급 하락 악재에도 대우인터의 회사채 발행이 선방한 것이다. 대우인터와 포스코의 적극적 투자자 유치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지난 3월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1.69대 1의 경쟁률로 수요예측에 성공했지만 포스코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후 발행했을 때는 수요예측에 미달하면서 우려가 컸는데 예상과 달리 대우인터의 수요예측 결과가 괜찮게 나왔다"면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대우인터 매각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고, 대우인터의 미얀마 가스전사업으로 고정적 수익이 확보된 것으로 투자자들의 평가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대우인터는 수요예측 이틀 전인 지난 23일 기업설명회(IR)까지 열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인터를 매각하지 않고 적극 투자에 나서며 기업가치를 올릴 것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반면 대한항공은 그룹이 발목을 잡으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점점 잃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외화표시 공모사채 1억달러(1018억원)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미달됐다. 이마저도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발행할 수 있는 것으로, 회사채 투자자들은 아예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는 한진해운 추가 유상증자 등 그룹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7일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 33%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후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강등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한항공의 외화사채 발행은 공모를 가장한 사모 형태"라며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이 어려운데도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의 미국 호텔사업을 너무 크게 벌리면서 재무부담이 커져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미 대한항공이 눈 밖에 난 상태"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의 자체 사업도 글로벌 경기가 안 좋아 물류량이 줄어 수익성이 안 좋아지고 있다. 업게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윤원태 현대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에서 그룹리스크는 크게 작용하는데, 자회사가 그룹에 자금을 지원하는 회사인지 지원받는 회사인지에 따라서도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며 "대한항공처럼 그룹 내 계열사에 자금을 퍼주면 재무적 리스크가 너무 커진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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