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정부 빚 부담, 채권시장 덕에 숨 돌릴까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7조9000억위안(약 2조9000억달러) 빚 더미에 앉은 중국 지방정부가 채권시장에서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이징시 지하철 확장에 자금을 대고 있는 시(市) 소속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 '베이징시기초시설투자(BII)'가 지난 19일 3년 만기 딤섬본드 발행을 통해 12억위안의 자금을 조달했다. 쿠폰금리는 3.75%다.

딤섬본드란 홍콩에서 위안화로 발행되는 채권을 말한다. 중국 정부 산하 LGFV가 중국 밖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채권시장은 중국 내 채권 시장보다 자금조달 비용이 더 적게 든다.

BII가 발행한 딤섬본드의 쿠폰금리 3.75%는 지난달 중국 중앙정부가 발행한 딤섬본드 보다 금리가 115bp 밖에 높지 않은 것이다. 앞서 BII가 중국 내 채권시장에서 발행한 3년 만기 채권 금리 5.15%와 비교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자금조달 비용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해외 채권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비용이 더 저렴하고 수요도 많은 덕에 당분간 중국 정부 산하 LGFV의 해외 채권시장 노크는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신평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중국이 2020년 까지 38개 도시에 6000km 구간 지하철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200억~4000억달러 자금이 필요한 만큼 지방정부와 대도시들은 자금조달 창구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방정부의 채권시장 노크는 중국 안에서도 봇물이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중국은 10개 성·시(省·市)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개입 없이 올해 안에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1994년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이 금지된 이후 20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