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벌가 특헤 논란 등 고려해 이례적으로 의료심의 진행하기로…"정밀하게 점검 후 결정"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검찰이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이선애 전 태광그룹 상무(86)에 대해 전문가 의료심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른바 '영남제분 사모님' 윤길자(69)씨 사건 이후 수형자의 형집행정지 요청을 승인할 때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검사 백용하)는 다음달 8일 의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형집행정지 심의위원들과 함께 이 전 상무를 직접 만나 건강 상태와 수형생활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심의위원들은 이 전 상무의 진료를 담당해 온 의료진과 간병인 등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한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워낙 다양한 병을 갖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있어 좀 더 정밀하게 점검하고 결정을 내리자는 위원회 의결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상무 측이 고령과 질병 등을 이유로 형집행정지 요청을 재차 해옴에따라 지난 19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의료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서면조사만으로 결정을 내릴 경우 재벌가에 대한 특혜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진료기록이나 서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 전 상무는 회삿돈 400억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9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아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2)과 함께 기소돼 2012년 12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수감 중이던 이 전 상무는 지난해 3월 중증 치매와 뇌경색 등을 이유로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았고 세 차례에 걸쳐 이를 연장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검찰이 형집행정지연장 신청을 불허하면서 이 전 상무는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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