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운용, 마이너스 수익…삼성株 담은 펀드 체면 구겨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맴돌면서 설정액이 1조 이상인 '공룡펀드'들의 성과가 엇갈리고 있다. 2000포인트 언저리에서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는 지루한 장세가 지속되면서 지수 상승에 기댄 대형 펀드들의 성과가 일제히 저조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 설정액이 2조2278억원으로 국내주식형 펀드 가운데 초대형 몸집을 자랑하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파워인덱스' 펀드는 연초후 수익률이 -2.76%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인 -0.89%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인덱스 펀드 특성상 지수 상승과 수익률은 궤를 같이 하는데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게걸음 장세를 보이면서 성과도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주를 포트폴리오에 집중적으로 담은 펀드도 체면을 구겼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2.94%로 공룡펀드 가운데 가장 낮다. 올 초 130만원대로 출발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이달 초 지배구조 전환 기대감에 '반짝' 올랐지만 최근 실적우려가 불거지며 다시 130만원대 초반으로 되돌이표를 찍으면서 수익률도 저조했다. 이 펀드는 삼성전자의 주식내 비중이 16.12%(4월 기준)로 가장 높다.
삼성전자의 주식내 비중이 16.93%로 높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1' 펀드의 수익률도 -1.52%로 유형평균을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주식내 비중이 17.69%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리아대표' 펀드 역시 연초후 수익률 -1.96%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가치주 성향의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6.10%로 공룡펀드 중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4월 기준 삼성전자, 맥쿼리인프라, 기업은행, KT&G, LG전자우를 바구니에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와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의 연초후 수익률은 각각 3.07%, 1.45%로 벤치마크를 웃도는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이처럼 대표 펀드들의 성과가 엇갈리면서 성과가 좋은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모)'와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 펀드의 설정액은 올들어 각각 4124억원, 2832억원 불었다. 반면 '삼성코리아대표증권투자신탁1(주식)',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모)'에서는 각각 1846억원, 1209억원이 빠져나갔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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