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포르투갈 전 앞두고 국가대표팀 제외된 랜던 도노번 응원…축구 팬 심기 거스를까 노심초사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이 브라질 월드컵 미국-포르투갈 경기를 앞두고 미국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선수를 응원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러 축구팬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삼성 모바일 아라비아는 22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미국 축구의 간판 스타이자 자사 모델인 랜던 도노번의 사진과 함께 "랜던 도노번과 미국 팀에게 최고의 행운이 깃들길"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부터 열리는 미국-포르투갈 경기를 앞두고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도, 웨인 루니 등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과 함께 갤럭시S5를 홍보하는 축구 스타 군단 '갤럭시 11' 모델로 활동하는 도노번을 응원한 것.
하지만 도노번은 위르겐 클린스만 미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번 월드컵 출전 선수단에서 제외한 선수라 삼성의 트윗은 '실언'이 되고 말았다. 도노번은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3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최근 국가대표팀 내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실력을 보여준다는 감독의 평가를 받고 이번 월드컵에서는 발탁되지 못했다. 도노번의 국가대표팀 제외는 미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삼성의 실언은 오전 8시 현재 850여 차례 리트윗되며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메시, 호날두, 루니를 응원하는 트윗이 20여차례 안팎 리트윗된 것에 비춰 보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월드컵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던 삼성은 얄궂은 트윗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빈축을 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어 우려가 높다.
각국 주요 매체들도 삼성의 실수를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삼성이 트위터상 실수로 랜던 도노번을 당혹케 했다", 영국 타임은 "삼성은 미국 국가대표팀에서 랜던 도노번이 방출된 것을 듣지 못했나", 영국 메트로는 "삼성이 랜던 도노번에 최악의 트윗을 날렸다"고 꼬집었다.
삼성이 트윗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테니스 선수 데이비드 페러가 자신의 트위터에 갤럭시S4를 호평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지만 글 바로 위에 '아이폰으로 보냄'이라는 문구가 올라오면서 아이폰으로 트윗을 올린 게 드러났다. 때 마침 개최를 앞둔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에서 삼성이 후원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트윗은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존 레저 티모바일 최고경영자(CEO)도 "노트 3 없이는 아무 일도 못할 것"이라는 트윗을 아이폰으로 올린 것이 드러나 구설수에 휘말린 적이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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