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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위장해 200억 상당 필로폰 밀수입한 마약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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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바지선에 숨어 필로폰 6.1㎏ 밀반입 한 마약사범 적발해 구속 기소…20만명 동시 투약분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국내 최대 필로폰 밀수·유통 조직과 연계해 2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오려던 마약 사범이 적발됐다.


수차례 전과가 있던 이 마약사범은 자살을 위장하는 치밀한 수법으로 수사망을 피해왔지만 '마지막 한 탕'을 노리다 결국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중국에서 몰래 들여오려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등)로 이모(47)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일 중국 현지에서 구입한 필로폰 6.1㎏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밀수한 필로폰은 소매가로 환산했을 때 200억원어치가 넘는 양이다.

이씨는 비닐봉지 7개에 필로폰을 나눠 담은 뒤 테이프를 이용해 허리와 양쪽 허벅지, 사타구니에 이를 고정했다. 이씨는 헐렁한 옷을 입어 몸에 부착된 필로폰이 눈에 띄지 않게 한 뒤 중국 위해시 부근의 영선항에서 출항한 바지선을 타고 경남 거제시 고현항에 입항했다.


이씨는 중국 경비원들이 명단과 대장만 확인한다는 점을 이용해 바지선 선원들에게 2000만원을 건네주기로 하고 선원 출입증을 건네 받아 무사히 출항 검사를 통과했다.


이미 마약전과가 6차례나 있던 이씨는 2011년 8월 수사망을 피해 중국으로 도망갔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또 필로폰을 투약했다 적발돼 강제추방됐지만 출항 직전에 바다로 뛰어내려 중국으로 다시 밀입국했다.


강제추방된 이씨의 신병을 인계하려던 해양경찰은 인천항에 도착한 배에서 이씨의 안경과 신발만 발견되자 그가 바다에 뛰어내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인정사망 절차 진행을 검토 중이었다.


중국에서 도피를 이어가던 이씨는 이번 밀수로 자금을 마련한 뒤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의 여권을 구해 신분을 세탁하고 다시 중국으로 들어가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같은 마약밀수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대기하다 입항하던 이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이씨에게 밀수를 지시한 대구 지역 기반의 국내 최대 필로폰 밀수·유통 조직원 김모(45)씨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고 수배했다. 김씨는 이씨에게 "필로폰을 밀수해주면 1㎏당 15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씨의 밀입국을 도운 선원 2명과 브로커 1명에 대해서도 뒤를 쫓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로 들여오다 적발된 필로폰은 주로 항공기와 선박 등을 이용해 소량씩 밀수됐는데 이번 수사로 화물선을 통해 대량의 필로폰이 밀수입 되고 있다는 풍문이 확인됐다"며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화물선을 이용한 밀수입 시도를 사전에 적극 차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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