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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대한민국]퓰리처상 받은 기사? 사투리보다 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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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글로벌 언론계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서 작성한 한 문서 탓에 뒤숭숭하다. 문서는 세계 최대의 영향력과 공신력으로 온ㆍ오프라인에서 명성을 이어온 뉴욕타임스가 내부적으로 심각한 위기의식 속에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는 지면에서 온라인으로 힘겹게 옮겨가는 기존 매체는 물론 온라인 매체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 시대 개막 이후 포털 위주의 뉴스 유통 현상이 일반화하고 있다. 좀체 변하지 않는 한국의 언론 상황에서 창간 26주년을 맞은 아시아경제는 뉴욕타임스의 보고서가 몰고온 파장에 대해 살펴보며 향후 미디어 업계 변화의 새로운 지향점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힘내라 대한민국]퓰리처상 받은 기사? 사투리보다 덜 읽힌다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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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독자 125만명, 온라인 유료 독자 76만명, 미국 내 월간 홈페이지 방문자 3000만명, 트위터 팔로어 1130만명. 수치로 본 미국 대표 일간지 NYT의 온ㆍ오프라인 독자 현황이다.


NYT는 온라인화로 고민이 깊었던 매체다. 지면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신문을 발행한 뒤에도 여러 차례 변신해오며 현 위치에 서게 됐다.

우려 속에 추진한 온라인 기사 유료화는 대성공이었다. 독자가 늘고 영향력은 여전했다. 2012년 동영상과 결합해 선보인 온라인 기획 기사 '스노폴'은 퓰리처 기획 보도 부문상을 받았다. 이는 멀티미디어 인터랙티브 뉴스의 미래를 제시하며 NYT의 명성까지 한층 높여줬다.


이런 가운데서도 NYT 내부에는 위기감이 조성됐다. NYT 홈페이지 전체 방문자 수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메인페이지 방문자 수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 탓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때문인지 내부 문제인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었다.


NYT 사주 아서 설즈버거 회장의 아들인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까지 포함된 사내 위원회가 철저한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가 최근 '혁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공개됐다.


공개 시점이 묘하다. NYT 162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편집국장이었던 질 에이브럼슨이 갑작스럽게 경질된 뒤 내부 직원의 유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일부에서는 에이브럼슨이 전임자보다 낮은 임금 때문에 설즈버거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고서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보고서에 담긴 제언을 수용하려 했던 에이브럼슨과 사측이 충돌해 에이브럼슨의 경질까지 이어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힘내라 대한민국]퓰리처상 받은 기사? 사투리보다 덜 읽힌다 뉴욕 타임스 혁신 보고서


보고서 내용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기존 미디어가 간과했던 많은 부분을 적극 드러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프런트면 편집에 대한 회의론이다. 대다수 신문사는 첫면 편집에 각별히 심혈을 기울인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지나친 멀티미디어 뉴스 경쟁에도 경종을 울렸다. NYT가 '스노폴'을 선보인 뒤 가디언ㆍ아사히 등 내로라하는 매체들이 많은 인력까지 동원해 블록버스터급 멀티미디어 뉴스 출고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런 노력이 현 추세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프런트면 기사와 편집에 사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스노폴'처럼 대규모 물량이 투입된 기사에 독자가 관심 가질 것이라는 생각도 오산이라고 꼬집었다. 독자들이 원하는 부분에 변화가 없다 보니 온라인 미디어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잘 짜인 기획 기사는 큰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매체의 권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 온라인에서 극적으로 구현하면 파급력은 더 커진다. 그러나 현 미디어 환경에서 이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방대한 기사에 화려한 온라인 기능을 접목한 '스노폴'도 마찬가지였다.


NYT 보고서의 결론은 다소 충격적이다. 지명도나 영향력으로 볼 때 독자가 어떤 기사보다 '스노폴'을 많이 읽었을 것 같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지난해 NYT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기사는 온라인 영어 사투리 퀴즈다.


이는 미국의 각 지역별로 특정 단어를 어떻게 읽는지 묻는 간단한 퀴즈다. 12월21일 선보인 퀴즈는 1주 만에 지난해 가장 많은 방문자를 끌어들였다. 이는 전통 언론의 관심과 향후 기사 작성의 방향성에 대한 논란을 남겼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신생 매체의 급부상에도 주목하고 그 이유를 분석해 자사와 비교했다. 분석 대상은 버즈피드, 복스, 비즈니스 인사이더, 허핑턴 포스트 등이다. 이들 신생 매체는 NYT보다 앞서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아가고 있다. 이 가운데 허핑턴 포스트가 독보적인 1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신생 매체는 뉴스를 유통시키고 디지털 시대의 기자들을 지원하는 데 탁월하다. 신생 경쟁사들이 저 멀리 앞서가고 있는데 NYT는 변화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 사항이다.


로이터와 야후가 손잡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유통시키기 시작한 지 20년이 지났다. 그러나 보고서는 기존 언론사의 온라인 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데스크들이 디지털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곁들였다. 데스크들은 특정 단독 뉴스만 제외하면 대개 하루 전 인터넷으로 전달된 뉴스를 다음 날 지면에 담기 위해 고민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스템 문제로 지적됐다. 데스크들은 방대한 사내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잇지 못하기 일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 전통 편집국과 기술 분야 인력이 서로 겉돌며 통일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뉴스의 새로운 통로로 부상한 SNS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뒤지고 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익숙한 능력 있는 인재의 이탈로 이어진다. 그 결과 다른 인재를 영입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자체 콘텐츠를 내놓는 기존 언론사보다 타 언론사에서 보도된 내용을 잘 정리해 내보내는 매체의 인기가 더 뜨거운 경우도 종종 있다. 정론지 기자들로서는 맥 빠지는 대목이다. NYT 보고서 내용을 한국의 언론 환경과 직접 비교하는 데는 좀 무리가 있다. 하지만 크게 다르다고도 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외면하기 힘든 것은 명료하면서도 섬뜩한 보고서 저자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자사가 최고의 뉴스를 만들지만 가장 편하고 익숙한 것만 하려 든다고 꼬집었다.


'페이퍼 퍼스트(Paper First)', 다시 말해 지면 우선주의로부터 벗어나 이미 선보인 디지털 뉴스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뉴스를 선별해 지면에 담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전략이야말로 기존 매체의 생존법일 수도 있다.


NYT의 보고서는 디지털 퍼스트 전략 유무에 따라 한국 언론의 미래 지형도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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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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