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와 무려 8타 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4년 만에 메이저 2승째 수확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더플레이어스 챔프' 마틴 카이머(독일)의 완승이다.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114번째 US오픈 첫날 5언더파를 몰아치며 3타 차 선두에 나서 둘째날 6타 차 선두, 셋째날은 5타 차 선두를 지켰다. 16일 아침(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 코스(파70ㆍ7562야드)에서 끝난 최종 4라운드에서는 1언더파를 보태 9언더파 271타의 우승 스코어를 완성했다. 2위와 무려 8타 차, 우승상금이 162만 달러(16억5000만원)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날 총상금을 100만 달러 증액해 900만 달러로 확정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무엇보다 독일선수 최초의 US오픈 제패라는 점이 의미 있다. 카이머가 바로 2010년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메이저 챔프'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2011년 2월 액센추어매치 준우승을 더해 세계랭킹 1위도 접수했다. 2010년 KLM오픈, 2011년에는 1월 아부다비 HSBC챔피언스와 11월 HSBC챔피언스 등 유럽에서 3승을 추가해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내리막길을 걸어 랭킹 61위로 추락하는 등 존재감이 없었다. 카이머는 그러나 지난 5월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에서 '180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4년 만에, 그것도 '제5의 메이저'를 제패해 '옛날 넘버 1'의 카리스마를 과시했고, 불과 한 달 만에 메이저 2승째를 수확해 확실하게 '제2의 전성기'를 선언했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정교한 티 샷으로 난코스로 악명 높은 파인허스트를 정복했다. 첫 이틀간 5언더파씩을 작성해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었고, 핀 위치가 어려워진 3라운드에서는 1오버파, 이날은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를 보태는 안전한 코스 공략이 돋보였다. 카이머는 "독일인 그랜드슬램에 거의 다가섰다"며 "(버나드) 랑거가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고 했다. '독일의 전설' 랑거가 마스터스에서 2승을 일궈내 이제 디오픈만 남은 셈이다.
미국인들의 기대를 모았던 리키 파울러(미국)는 4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얻어맞아 일찌감치 기대를 저버렸다. 이날만 2오버파, 그래도 공동 2위(1언더파 279타)를 차지했다. "카이머는 자기만의 토너먼트에서 플레이했다"고 했다. 세계랭킹 2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은 공동 4위(1오버파 281타), '新골프황제' 애덤 스콧(호주)은 공동 9위(2오버파 282타)에서 이름값을 했다.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반면 3오버파의 난조로 공동 23위(6오버파 286타)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필 미켈슨(미국)은 공동 28위(7오버파 287타)에 그쳐 이번에도 'US오픈 우승' 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데 실패했다. 한국은 노승열(23ㆍ나이키골프)이 공동 52위(12오버파 292타)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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