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잠잠했던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강원지역에서 발생하면서 월드컵과 여름 보양식, 인천아시안게임 등으로 이어지는 닭 성수기 시장에 수급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AI로 1000만마리 이상의 닭이 살처분된 상황에서 또 다시 AI가 발생해 살처분 양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병아리 입식 규모가 늘어 수급차질이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5일 치킨프랜차이즈 업계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초 AI 이후 양계농가들이 병아리 입식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양계농가에서 기르는 닭은 지난 4월 7090만마리에서 5월 9576만마리로 35.1% 늘었고 6월에도 계속 증가해 9662만마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6월의 9089만마리보다 6.3% 많은 수준이다. 여기에 AI로 소비가 둔화하면서 비축물량도 1019만마리로, 전년 30% 이상 많다. 과잉 입식으로 공급이 넘친 상황이라 이번 AI 발생이 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치킨업계 분석이다.
여름 더위로 AI가 오랫동안 지속되기 힘들 것이란 점도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BBQ 관계자는 "현재 공급물량이 다소 과잉인 상태서 AI가 발생했고 살처분하더라도 병아리가 농가에 보급된 후 30일 정도면 육계로 상품화할 수 있다"며 "수요가 몰리는 초복·중복·말복으로 이어지는 여름 성수기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여름철이라 AI가 오랫동안 지속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1일 평균 치킨 수요량이 평균 80만수며 복날의 경우 100만~110만수 정도 되기 때문에 현재 수급상황은 여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횡성군의 한 거위 농가에서 거위들이 폐사해 강원도 가축위생시험소남부지소와 농림축산 검역본부를 통해 병성감정을 한 결과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로 판정됐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해당 농가의 거위 692마리와 발생 농가에서 반경 500m 안에 있는 한 양계농가의 닭 20마리를 14일 새벽 살처분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