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2014 브라질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개회식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25분으로 구성된 개막 공연은 다양한 빛깔을 내뿜는 거대한 공모양 조형물을 설치해 경기장을 빛내며 시작됐다. 이 공의 변화에 따라 개회식 공연은 네 개의 소주제로 나뉘었다. 자연, 사람들, 축구를 주제로 1200명 이상이 공연에 참여해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브라질 인기가수 클라우지아 레이테(34), 미국의 제니퍼 로페스(46)와 핏불(33)은 월드컵 주제가를 부르기도 했다.
▲81억 들인 개회식…비난 목소리도
화려하게 벌린 개회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개회식에 들인 비용은 81억여원이다. 관중은 이를 비난하는 뜻으로 개막식에 참석한 지우마 호세프(67) 브라질 대통령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개최 비용은 280억헤알(12조8500억원)이다. 초기 추정치보다 285%나 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5조2300억원), 2006년 독일 월드컵(5조5400억원)보다 세 배 많은 액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약 3조7800억원)보다는 네 배나 많다. 월드컵 대회 사상 최대 규모다. 민생을 돌보지 않고 월드컵에 예산을 과도하게 쏟아 부은 정부 탓에 전국 50여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반기문 총장"힘을 합쳐 모든 종류의 차별과 싸우자"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70)이 참석했다.국제축구연맹(FIFA)홈페이지에 따르면 반 사무총장은 호세프 대통령, 제프 블래터(78) FIFA 회장과 만나 이번 월드컵을 평화를 위한 계기로 삼자는 공동 메시지를 발표했다.
공동 선언문은 "오늘 우리는 경기의 승리뿐만 아니라 평화의 승리를 위해 함께 모였다"며 "브라질과 유엔, 그리고 FIFA는 평화와 관용, 인간의 권리에 대한 존중의 메시지를 공유하고자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모든 선수와 감독들, 전 세계의 팬들에게 "모든 종류의 차별에 싸우고 성, 인종, 민족, 성적 지향, 종교 또는 계급에 구애받지 않는 상호 존중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제안하며 이를 "굳게 약속하는 보편적인 가치이자 열망"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공동선언문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모든 스타디움에서 전파될 예정이다.
▲부부젤라 소음 없어진 경기장
이날 6만2000여명이 운집한 아레나 코린치안스는 휘바람과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당초 우려했던 악기 소음은 적었다. 곳곳에서 부부젤라 소리가 들렸지만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브라질은 부부젤라에 착안, 전통악기를 개량해 '카시롤라'라는 응원도구를 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FIFA가 화가 난 관중이 투척하기 좋은 무게와 크기라는 이유로 반대해 사용을 금지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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