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사내게시판에 비상경영 담화문 발표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지난 11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담화문에는 고강도의 인력감축과 비용절감 계획이 명시돼 있어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다.
윤 사장은 담화문에서 "2013년은 영업손실 560억원이라는 대폭의 적자가 발생해 현재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경쟁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리테일 사업 부문에서는 막대한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경영진단 결과 연간 800억원 이상, 특히 리테일 사업부문은 최대 1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측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회사는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물건비 뿐만 아니라 인건비 절감까지를 포함한 강도 높은 경영혁신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 최대 인사전문 컨설팅 회사에게 경영진단을 의뢰한 결과, 참담한 결과를 받았다"며 "현 인력 규모 역시 적정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구조조정 의지를 시사했다.
윤 사장은 "획기적인 비용절감 혁신활동을 하지 않으면 회사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 경쟁사들은 비상경영에 돌입했는데 우리도 실기하게 되면 경쟁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것은 물론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이번 경영혁신방안에는 ▲임원 퇴직위로금 폐지 ▲임원 축소 ▲점포 축소, 현지법인 폐쇄, 법인사업 등 조직 통폐합 ▲리서치센터 구조조정 ▲운영경비 30% 축소 ▲부서장 통신비 축소와 차량 유지비 절감 등이 포함됐다.
또 추가방안으로 임직원들의 연차사용 촉진제도를 실시하고, 광고선전비를 감축하는 것은 물론 회식비·접대비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드웨어 교체 등의 전산운용비와 소모품비 절감도 촉구했다. 아울러 추가 조직 통폐합은 물론 운용경비 20% 추가 축소를 통해 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윤 사장은 담화문 말미에 "회사가 수립할 경영혁신방안에 임직원 여러분은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증권 임직원들은 구조조정안이 포함된 사장의 비상경영 담화문에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증권 임원은 "사장이 직접 담화문을 통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는 점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동요가 심하다"며 "그간 '설'로만 돌던 구조조정안이 현실화되면서 사내 분위기가 험악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증권은 오는 13일 윤경은 사장 주재로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인력 구조조정 등 향후 구조조정 방안 논의에 들어간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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