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직장인 노형철(34)씨는 '참치캔' 마니아였지만 최근 '연어캔'으로 갈아탔다. 연어의 맛이 참치보다 고급스럽고, 오메가3도 풍부하다는 광고를 접하고부터다. 노 씨는 "참치캔에 비해 연어캔의 가격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먹을수록 고소한 맛은 일품"이라고 했다.
30년간 '국민 통조림'으로 군림해온 참치 통조림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로 연어캔을 비롯해 다양한 캔 제품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환경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년 5% 이상 성장하던 참치캔 시장이 지난해 1%대로 내려앉았다. 2010년 3800억원에서 2011년 4200억원으로 10.5% 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4052억원으로 1.1% 성장하는 데 그친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참치캔 시장은 당분간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참치캔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연어캔의 빠른 성장 때문이기도 하다. 롯데마트가 연어캔 제품이 처음 출시된 지난해 4월 이후 월별 수산물 통조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연어캔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 지난 4월 20%선을 넘어섰다. 반면 지난해 연말까지 80%대를 오르내렸던 참치캔 점유율은 지난달에는 60%대까지 떨어졌다. 이마트에서도 연초까지 80%에 육박했던 참치캔 점유율이 7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연어캔 매출 비중은 10% 전후까지 상승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어캔 시장 규모는 78억원 수준에 불과 했지만 올해는 500억∼600억원대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참치캔 사업의 수익성이 밝지 않은 것도 성장에 발목을 잡은 요인이다. 전 세계적으로 참치 과잉 어획을 규제하기 위해 조업선박 척수와 어획쿼터(할당량)를 제한하면서 참치 어획량이 줄었고, 이에 따라 참치캔 원재료인 가다랑어 가격은 오르고 있다.
참치전문 웹사이트 에이튜나(atuna)의 국제 가다랑어 가격지수를 보면 지난 4월 초 154포인트로 저점을 기록한 후 최근 17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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