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문턱을 또 넘지 못했다. 2009년 첫 번째 시도 이후 여섯 번째다. 증시 전문가들은 “애초에 예상된 일”이라며 이번 결과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MSCI는 10일(현지시간) 연례 시장 분류 검토 결과 발표에서 한국과 대만을 선진시장 지수 편입 검토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대만 증시는 앞으로 당분간 계속 신흥시장 지수에 남아 있게 됐다.
MSCI는 한국시장에 대해 경제발전, 시장 규모 및 유동성 등 선진시장으로서의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으나 글로벌 투자자의 시장접근성 저해요인(외환 자유화·ID제도 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과 대만은 선진지수 편입 관찰 대상국에 선정된 후 시장접근성 저해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개선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관찰 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MSCI는 다만 향후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경우 다시 관찰 대상국으로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시장이 한국의 MSCI 선진시장 편입 실패를 예상했던 만큼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선진시장 승격 실패는 당초 예상된 결과”라며 “한국의 경우 신흥시장에서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최근 신흥시장의 글로벌 자금 사정도 나쁘지 않아 선진시장에 서둘러 진입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선진지수 편입이 불발된 이후 시장 동향은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냈다. 2010년에는 발표 당일 코스피는 0.47% 하락했으나 2011년에는 0.77% 상승했고 2012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0.56%, 0.79%씩 소폭의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위기가 심화됐던 2011년을 제외하고는 발표 3개월 후에 5% 전후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도 선진지수 편입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선진국 증시가 잘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선진지수에 편입된다면 비중이 줄어들고 매도할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신흥시장에서는 한국의 위상이 탄탄한 만큼 선진지수 편입을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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