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앞두고 비디오 분석 통해 스트로크 완성, 다음 목표는 US여자오픈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9-27-27-25'.
우승의 동력은 역시 '짠물 퍼팅'이었다. 박인비(26ㆍKB금융그룹)는 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 그레이사일로골프장(파71ㆍ6330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을 제패한 뒤 가장 먼저 "퍼팅감이 다시 돌아와 행복하다"고 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퍼팅 수가 줄었고, 이에 맞춰 2언더파-5언더파-6언더파-10언더파 등 완벽한 스코어 메이킹이 완성됐다. 최종 4라운드에서는 특히 10개의 버디사냥으로 코스레코드 타이기록까지 작성했다. "버디 기회가 많은 코스라 역전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모처럼 잡은 호기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부터 내비쳤다.
이번 우승은 사실 분위기를 바꾸는 기폭제가 됐다. 박인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무려 5승을 수확했고, 올해는 더욱이 '한국군단'이 단 1승도 올리지 못해 자존심을 구긴 상황이었다. "주위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압박감을 느껴 조급해졌다"는 박인비는 "비디오를 통해 지난해 퍼팅에서의 셋업이나 스트로크를 세밀하게 분석했다"며 "올해 경기 가운데 처음 퍼팅 스트로크가 마음에 들었다"고 만족했다.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대한 욕심도 곁들였다. "최대한 빨리 고지를 되찾고 싶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할 것"이라는 각오를 더했다. 다음 목표는 당연히 US여자오픈(총상금 400만 달러)이다. 오는 1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코스에서 개막하는 두 번째 메이저다. 박인비에게는 두 차례나 우승 경험이 있는 '약속의 땅'이라는 게 반갑다. 2008년 깜짝 우승을 일궈냈고, 지난해는 이 대회 우승으로 LPGA투어 역사상 63년만의 '메이저 3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거친 (US여자오픈) 코스가 오히려 내 스타일과는 잘 맞다"는 박인비는 "올해 가장 기다렸던 시합 중 하나"라며 "이번 우승으로 얻은 좋은 에너지로 반드시 타이틀방어에 성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보탰다. 마지막 목표가 바로 7월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이다. 5개의 메이저 가운데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무대다. 지난해부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갈망하는 이유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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