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철거형 개발사업 속도… 매몰비용·주민만족도 등 선결과제 산적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6·4 지방선거 결과 현직 시장의 재선 확정으로 대규모 정비사업의 대안이 힘을 받게 돼서다. 이로써 새 임기가 끝나는 2018년 6월까지는 소규모 정비 위주의 개발이 집중 추진된다. 다만 대안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낮은 만족도, 지역 간 개발격차 등은 풀어야할 과제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월 뉴타운 출구전략 2년을 맞아 도시계획 기조를 주거재생으로 전환한 상태다. 이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재원을 주거재생사업에 투자하고 전담 기구를 설치, 일관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물리적 단위로 쪼개던 기존 방식이 아닌 생활권으로 나눠 정비를 추진하는 것으로 지역 정체성은 물론 사회·경제적 통합재생을 예상했다.
출구전략은 2년 만에 절반 정도의 지구가 지정 해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추진주체가 없는 266개 구역 중 122곳이 해제됐다. 나머지144개 구역 중 존치정비구역 24개 구역을 제외한 120개 구역은 사업추진이 안될 경우 일몰제가 적용돼 추가 해제될 수도 있다. 더욱이 박 시장의 재선으로 추가 해제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의 정착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주거환경관리사업 외 가로주택정비사업, 리모델링 활성화사업, 마을공동체 만들기, 맞벽개발사업, 주택개량지원사업 등이 나온 상태다.
정책 추진에 따른 예산 투입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된다. 올 초 서울시는 도시주거재생을 위해 향후 4년간 1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주택사업·도시개발·교통사업 특별회계 및 일반회계와 국고보조금을 통해 이뤄지며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 설치와 공동이용시설 확충 등을 통한 소외·낙후지역 정비 ▲성곽마을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의 보전 ▲전통시장 관리와 일자리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지원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주민참여형 정비사업이 가진 한계점은 해결해야할 대목이다. 소규모 맞춤형 정비보다 전면 철거 후 재개발하는 것이 낙후된 주거·기반시설을 개량하는 적합한 방식이라고 판단하는 사업장이 해당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뉴타운 최초로 촉진지구에서 해제된 지 6개월여 만에 다시 정비사업 체제로 전환한 종로구 창신동 일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 창신동 일대는 뉴타운 해제로 사업이 초기 단계로 돌아간 이후 불만이 터져나오며 갈등이 빚어졌다. 주민참여형 정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좁은 골목길로 이뤄진 사업지 특성상 맞춤형 정비에 대한 한계점이 드러났다. 특히 건축물 개량·신축 등 개인별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워진 반면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대안사업에 대해 이견이 많았다.
뉴타운 출구전략의 최대 난제인 매몰비용도 선결과제로 꼽힌다. 해제 사업장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울시의 예산은 한계에 도달했고 중앙정부의 지원도 아직 결정되지 않아서다. 시장 전문가들조차 매몰비용 처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서울시 간의 책임공방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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