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시들해진 탓"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지난해 펀드 관련 분쟁 건수가 전년 대비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진데다 금융당국 감독 강화, 판매 시스템 개선 등이 뒷받침되면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률 등 펀드 관련 분쟁이 발생해 금감원이 조정을 한 사례는 총 17건으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펀드 관련 분쟁은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0년 365건이었던 분쟁 건수는 2011년 112건으로 3분의 1토막 나더니 2012년 34건, 2013년 17건으로 줄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관계자는 "펀드에 대한 수요가 많을 때는 자연스레 수익률 등을 놓고 판매사와 투자자가 옥신각신하는 일이 많이 생긴다"며 "분쟁이 별로 없다는 건 투자자들이 펀드 상품을 찾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시장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침체 일로를 걸었다. 지난 2008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총 9조1737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이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다. 2009년 유출액은 7조18억원, 2010년 18조8034억원, 2012년6조4280억원, 2013년 7조3057억원 등이다.
또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 판매시스템 선진화 등도 분쟁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등이 말썽을 자주 일으켰지만 금융당국에서 규제를 강화한 뒤 잠잠해졌다"며 "금융당국이 신분을 숨기고 금융상품 판매를 감시하는 '미스터리 쇼핑'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도 분쟁의 여지를 줄였다"고 말했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업계에서도 전체적으로 투자자 보호 기조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판매사들이 여러 법적 리스크에 시달려 봤기 때문에 신경 써서 분쟁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