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5년 9개월 만에 1010원대로 떨어지며 출발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1020원선에 턱걸이하며 거래를 마쳤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인 1020.6원보다 0.5원 내린 1020.1원에 마감됐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인 1020.6원보다 2.6원 내린 1018.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02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8월 7일(종가기준 1016.5원) 이후 5년 9개월 만이었다.
환율 하락에는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이 영향을 줬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가운데 국채금리도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43%를 기록해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1018원대까지 내려가 수차례 외환당국이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1020원선을 내줬다.
하지만 개장 직후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은 줄어들었다. 오전 9시 9분 전일대비 0.4원 떨어진 1020.2원에 거래됐으며 9시 30분 0.3원 하락한 1020.3원을 기록하는 등 1020원선 주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장중 환율은 1023.5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상승폭을 반납했지만 1020원선 수성에는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하락 요인이 많은 가운데 1020원선을 지키며 거래를 마친 것으로 미뤄볼 때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가 원ㆍ달러 환율 1020선 지지 여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국의 개입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며 조만간 환율은 1010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송경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환율 상승을 이끌 대외변수도 없기 때문에 1020원을 하회할 가능성은 계속 열어둬야 한다"며 "다만 당국 개입 등으로 1000원선이 무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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