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가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 명칭을 '윤봉길 공원'으로 바꾸는 데 반대했다고 폭로하면서 고 후보의 역사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기념사업회는 고 후보에 31일까지 이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고 후보 측은 전혀 해명하지 않고 있다.
29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는 고 후보 측에 보낸 공문에서 고 후보가 새누리당 18대 국회의원(서울 서초을) 재직 당시 '시민의 숲' 공원을 '윤봉길공원'으로 바꾸는 데 반대해 명칭 변경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당시 고 후보는 "윤봉길 의사는 서초구와 아무 연고가 없고 윤봉길기념관이 특별히 서초구 내에 있을 이유가 없으며, 무엇보다 주민이 강력히 반대한다"며 명칭 변경에 반대했다. 그러나 기념사업회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자 그릇된 역사관"이라며 고 후보 측에 31일까지 입장표명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양시헌 윤봉길 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은 "고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충무로와 이순신 장군, 을지로와 을지문덕 장군, 강남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기에 모든 지명과 명칭사용은 철회돼야 할 것"이라며 "주민반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반대 주민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 후보가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되면 윤 의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학생들에게 어떤 역사의식과 교육 철학을 가지고 가르칠지 걱정된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연고가 무슨 소용인가. 대한민국 전체 땅이 그들의 연고다"고 말했다.
고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 후보 캠프 김시현 공보팀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의숲 내에는 1988년 국민 성금으로 매헌 윤봉길기념관이 건립됐다. 시민의숲과 인근에는 현재 윤봉길 의사 동상 및 숭모비, 매헌로, 매헌초등학교, 신분당선 매헌역 등이 자리잡고 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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