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영국 지방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UKIP)이 대활약을 펼쳤다.
독립당은 23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지방선거 150개 선거구 개표 결과 157개 자치의회 의석을 확보해 집권 보수당과 최대 야당인 노동당 중심의 양당 체제를 위협하는 정치세력으로 떠올랐다.
유럽의회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반(反)유럽, 반이민 정책을 표방한 독립당의 선전으로 타격을 입은 집권 보수당은 201석을 잃은 125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노동당은 292개 의석이 늘어난 1870개의 최다 의석을 확보해 비교적 선전을 펼쳤다. 하지만, 에식스주와 링컨셔 등의 텃밭에서 독립당 돌풍에 밀려 다수당 지위를 상실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됐다.
보수당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은 284석이 감소한 404석을 얻는 데 머물러 제3정당으로서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이번 선거는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선거구 가운데 172개 지역에서 시행됐으며 지역별로 자치의회 정원의 3분의 1 정도를 새로 선출했다. 투표율은 35%에 머물렀다.
이날 개표를 통해 환산한 정당별 전국 지지율은 노동당이 31%로 1위를 차지해 내년 총선에서의 집권 전망을 밝혔다. 보수당의 지지율은 29%로 지난해 지방선거 때보다는 노동당과의 격차가 줄었다.
독립당은 17% 지지율로 13%의 자민당을 제치고 지난해 지방선거에 이어 연이어 3위에 올라 지지율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25일 결과가 공개되는 유럽의회 선거의 선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간평가 성격의 이번 선거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의 판도를 가늠할 수있는 전초전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독립당은 소속당 후보들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 이어진 악재에도 지지기반을 넓히는 데 성공해 입지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 하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독립당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는 "지방선거 선전을 발판으로 지지층을 더 결집해 내년에는 기필코 하원에 입성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보수당은 경제회복 성과를 앞세워 EU 협정 개정을 통한 국민투표 시행론으로 맞섰으나 득표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보수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는 "선거 결과를 거울삼아 더 잘 살 수 있다는 변화의 가능성을 국민에 설명하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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