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배우 이종석과 이승기가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하며 SBS 주중 안방극장의 선전을 이끌고 있다. 이종석은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극본 김주 박진우, 연출 진혁)에서 천재 흉부외과 의사 박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으며, 이승기는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극본 이정선, 연출 유인식, 이하 너포위)에서 역시 천재적인 분석력을 가진 신입형사 은대구로 분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천재 배역을 맡은 두 배우는 서로 다른 천재의 면모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매혹하고 있다.
진지함과 능청스러움을 넘나드는 천재 이종석
이종석이 연기하는 박훈은 천재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이 드러나는 캐릭터다. 뛰어난 수술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사의 기본을 잃지 않으며, 항상 여유를 가지고 주변 사람들을 대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여유로움은 일종의 방패다. 그의 아버지는 탈북 도중 죽임을 당했으며, 첫사랑 역시 자신의 눈앞에서 잃고 말았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남한으로 왔지만 그를 반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종석은 뛰어난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박훈에 완벽히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종석이 아닌 박훈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능청스러움과 진지함을 자유롭게 오가는 이종석의 연기 덕분에 자칫 전형적인 모습에 그칠 수 있었던 박훈은 입체적인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냉철하고 합리적인 천재. 이승기
반면, 이승기가 연기하는 '너포위'의 은대구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면모를 가진 천재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감정적이기보다는 합리적으로 대처하며,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 때로는 너무 차가운 모습을 보여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반감을 산다.
형사가 된 이유도 특별한 사명감이나 정의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머니의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자연히 만사에 감정적이고 의욕 넘치는 어수선(고아라 분)과는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승기는 어수선을 만나 인간적인 면모를 갖춰가는 은대구의 모습을 훌륭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자신만 아는 건방진 천재에서 사람들 사이에 녹아들기 시작하는 은대구의 모습을 훌륭하게 묘사하며 부족함 없는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천재라는 소재를 활용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그 드라마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종석과 이승기는 각각 자신만의 천재 연기를 선보이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두 배우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그 미래가 주목된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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