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가 개조' 수준의 안전대책을 강조한 19일, 서울과 대구, 경기 군포 등지에서 폭발ㆍ화재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시민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서울시 마포구 당인리화력발전소에서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사고는 발전소의 6만kw 변압기인 4호기 내부에서 시작됐으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두시간여 뒤인 오후 6시56분께는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오이도를 출발해 당고개로 향하던 코레일 소속 전동차가 금정역(1ㆍ4호선)에서 변압기가 폭발했다. 변압기가 터지면서 옆에 설치된 절연체 '애자'도 연달아 터졌고, 이 애자의 파편이 역사 건물 1~2층 사이의 유리창을 깨트려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금정역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았던 오후 7시3분쯤에는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경북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 2학년 6반 교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야간자율학습을 준비하던 500여명의 학생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학생들의 대피를 지도하던 교생 김모(22)씨가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19일 하루에만 사고가 연달아 3건이나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 이장한(28)씨는 "저녁을 먹고 있다가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대통령이 '국가 개조'를 하겠다고 한 날에 이런 사고가 터지는 걸 보니 아이러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모(30)씨도 "일상에서 사고가 자꾸만 터지니 다리를 건너면 다리가 무너질 것 같고, 지하철을 타면 지하철에 사고가 날 것 같이 불안하다"면서 "대통령이 부처를 개편하겠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행정공백이 생겨 각종 재난대처에도 문제가 생길까 걱정 된다"고 답했다.
온라인에서도 연달아 터진 사고에 대해 우려가 쏟아졌다. 트위터리안 rema******는 "우리 모두 세월호를 타고 있는 건가"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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