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 주변국 국채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왜곡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신용등급이 낮은 스페인 국채 금리가 애플의 채권 금리를 밑돌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의 투자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의 유로표시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2.9%로 유로화 도입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애플이 최근 발행한 달러표시 10년물 채권 금리는 3.4%다.
통화 차이 등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있지만 이는 단순 비교로 스페인이 애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투자자들이 애플의 회사채를 사는 것보다 스페인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5115억5000만달러(약 525조3800억원)로 세계 1위다. 이는 스페인 증시 IBEX지수의 시총(4676억유로)과 비교가 가능할 정도의 규모다. 애플의 현금보유량은 1500억달러가 넘는다. 반면 스페인의 정부부채는 9500억유로(약 1338조원)가 넘는다.
영국 투자회사 인베스코 퍼페추얼의 폴 리드 채권 시장 대표는 "애플과 스페인의 채권 어느 쪽의 신용 위험이 크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시장이 애플과 스페인의 채권 리스크가 비슷하다고 보고 있는 현상은 분면 흥미롭다"고 말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떼제네랄의 패트릭 레글란드 리서치 대표는 "올해 연말까지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3%를 넘겠지만 4%대는 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제 감수할 만한 리스크를 가진 4%대 이상의 투자처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됐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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