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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이 재미 한인에 가족 유골 반출 허용한 속내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54초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재미동포 이산가족이 북한에 묻힌 가족의 유골을 반출하도록 허용해 그 배경에 관심을 끌고 있다.


재미동포 박문재(80)씨는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아 지난 10일 평양 만수대에 이웃한 공동묘지에서 누나 경재씨의 유골 일부를 수습해 미국으로 가져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15일 보도했다.

박씨는 올해 초 누나의 유골을 일부라도 수습해 미국 시카고에 있는 어머니 무덤 곁에 묻고 싶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고 북한 당국은 지난 3일 박씨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이를 허가했다.


박씨는 10년 이상 북한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해온 미국의 심장내과 의사로, 6·25전쟁중이던 1951년 북한으로 넘어간 누나 경재씨를 1995년 평양에서 처음 만났다.

박씨는 누나의 생사조차 모르다가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PBS의 이산가족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살아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만났다. 44년 만에 누나와 재회한 박씨는 이후 매년 한 차례 평양에서 사흘 동안 만남의 시간을 가졌지만, 누나는 2012년 80세로 숨졌다. 박씨의 어머니 지영자씨는 2005년 91세로 숨을 거두면서 경재씨의 이름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번 방북 기간 누나의 유족을 만나 누나의 유골 일부를 미국으로 가져가려고 이들의 양해를 얻었다.


경재씨는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함께 월북해 폴란드와 체코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돌아와 북한의 3대 가극단에 꼽히는 피바다가극단 가수로 활동했다.


박문재씨는 VOA에 "누나가 영원히 어머니 곁에 묻힐 수 있게 됐다"며 "나도 죽어 그 곁에 묻히면 가족이 죽어서라도 상봉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해외 시민권자인 우리동포는 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면서 "이들은 평양 등을 둘러보고 가족동 상봉한다"고 설명했다.이 당국자는 "의료보상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하는 해외 시민권 보유 동포들은 북한이 필요로로 하는 물품도 제공하기도 한다"면서 "북한은 이들 동포 관리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유골 반출을 허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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