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에서 국가 무역회사들이 돈이 많은 개인 자본가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동업형태로 무역거래를 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현지시간) 보도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FA는 북한의 돈 많은 전주들이 국가무역회사의 이름을 빌려 물건을 수입한 다음 이를 주민들에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개별 무역이 김정은 정권들어 크게 증가하고 단속도 느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지만 그 전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회사 대표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품 중 주민들의 생활용품은 대부분 국가무역회사 이름으로 수입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북한에 물품 주인이 따로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RFA는 덧붙였다.
국가무역회사가 수입하는 품목은 주로 건축자재나 기계류, 산업시설 등인 반면, 식품이나 잡화류, 전기용품 같은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생활용품들은 대부분 전주가 별도로 자금을 대주어 수입한 품목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북 무역상들은 국가무역회사와 민간 자본가들이 결탁해서 이뤄지는 이런 음성적인 무역은 과거 김정일 시대에도 있었으며 당국이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기도 했다고 전한다. 이들은 김정은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이런 불법무역에 대한 단속이 전혀 없었으며 사실상 당국이 묵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RFA 는 전했다.
이 같은 민간 전주들과 국가무역회사들이 결탁해서 행해지는 음성무역은 주로 수입 상품에 국한된 것으로 지하자원 같은 북한의 주력 외화벌이 수출품에는 민간인들이 전혀 개입할 여지가 없다.
북한의 국가무역회사들이 국가의 주력 수출품인 광물이나 수산물 등을 수출한 대금은 대부분 국가에 바치고 그 중 일부 자금으로 산업에 필요한 장비 등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생필품 같은 물자를 수입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 무역상들도 무역회사와 국영상점, 외화상점들은 말로만 국영이지 실제는 국가회사의 이름을 빌린 민간 자본가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해 올 때 국가회사 이름을 내세운다고 전해 북한 내 민간 자본가들의 실체가 관심을 받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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