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잦은 망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이번에는 세월호 참사 문제로 악화된 국민감정을 문제삼으며 도마위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상황을 미국의 9·11테러 수습 과정과 비교하면서 우리의 국민성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독립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2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된 한 강연을 통해 박 처장이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슨 큰 사건만 나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11일 전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박 처장은 당시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면 미국은 단결하지만,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관례가 돼있다"면서 "미국의 경우 9·11 테러가 났을 때 부시 대통령이 사후 보고를 받은 뒤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어깨를 두드려 줬는데 이후 대통령 지지도가 56%에서 90%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또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말 지지도를 보면 30%를 넘는 대통령이 없었다"면서 "대통령이 성공해야 성공한 대한민국이 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그는 특히 "(세월호를 둘러싼)갈등과 분열이 국가 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말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박 처장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관련기사에는 11일 오후 3시 55분 현재 50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박 처장의 부적절한 발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인재였던 세월호 사고와 예기치 않은 테러로 발생한 9·11 테러를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것 부터가 상식 밖" "대통령이 거듭 사과하고 있는 이 마당에 아랫사람이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박 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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