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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후 얼어붙은 소비…경기 회복세 낙관기조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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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며 미약하나마 회복추세를 보여온 내수 경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공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참사 여파가 확산되자, 자칫 어렵게 살린 경제회복의 불씨가 약해질까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9일 오전 열린 긴급민생대책회의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전 사회적 애도분위기로 인해 문화, 레저, 관광 등의 부문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줄어들고,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체 매출액도 전년 대비 감소하거나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다.

지난달 골프장, 노래방 등 레저업의 신용카드 매출 증가세는 15일을 기점으로 12.9%(전년대비)에서 -3.6%로 뚝 떨어졌다. 요식업 역시 유흥주점업의 신용카드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체적으로 둔화됐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외식자제 분위기가 이어지며 각종 행사와 회식이 취소돼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예약취소율이 50%를 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계 매출도 4월3주차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세로 전환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백화점 3사의 4월1주차 매출증가율은 전년대비 4.5%였으나 4주차에는 0.2%로 둔화됐다. 할인점 2사의 매출증가율 역시 사고 직전인 4월2주차에 1.4% 증가세에서 3주차에 -0.1%, 4주차에 -4.7%로 돌아섰다.


여행업계 또한 세월호 참사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고 후 수학여행, 체험학습이 대거 취소된 탓이다. 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수학여행 금지 등의 조치로 총 5476건, 18만8000명 규모의 관광이 취소됐다. 이에 따른 업계 손실은 276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 고객이 단체여행객인 영세 여행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5도 등 인천항 여객선 이용객은 사고 후 70~80% 이상 급감했고, 위동항운, 대인훼리 등 중국행 카페리 단체예약도 대거 취소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상인, 소비자의 분위기가 침체되며 영업과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국상인연합회측은 "특수로 분류되는 5월 연휴기간에도 매출이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고 밝혔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태가 국민들에게 미친 심리적 충격은 과거 다른 재난들보다 훨씬 크고 광범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세월호 사태에 대한 소비둔화로 2분기 경제실적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비 둔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내수서비스업종이 자영업, 소규모 영세사업체들에 집중돼 있어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측은 "서해훼리호 침몰, 삼풍백화점 붕괴 등 앞서 재난사고의 경우 시간이 지나며 소비위축 여파가 빠르게 해소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세월호의 경우 심리적 충격이 더 깊다"며 "사회 전체적인 무기력감과 죄책감이 장기고착될 경우, 미약하나마 회복추세를 보여온 경기가 다시 위축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경기 회복세가 견고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2분기 지표가 예상보다 더 부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 우리 경제는 전년동기대비 3.9% 성장하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위험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다.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위험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환율이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20원대로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제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경우 회복세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민생경제를 회복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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