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9거래일만이다. 반등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없다는 게 문제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 전일 주식시장은 장 초반 옵션만기일을 맞아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출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일부 유입된 가운데 예상을 상회한 중국 4월 수출입 지표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되면서 장중 상승 반전에 성공, 코스피는 1950선을 탈환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 자금 흐름은 3주 연속 순유출이 진행됐다. 한국으로는 6주 만에 순유입세로 전환했으나 최근 수급 상황을 감안한다면 추세적인 개선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전일 발표된 중국 4월 수출입 지표가 예상을 상회하면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시켜 주었으나 추가적인 중국 경제지표 개선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단기적으로 뚜렷한 자금 흐름 개선이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9거래일만에 상승 반전하며 일단 지난 4월말 이후의 급락세가 진정될 조짐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6거래일 연속 대규모 매물을 내놓고 있어 아직 반등의 연속성과 강도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닥 시장은 사흘 연속 떨어지고 하락 종목수 대비 상승 종목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ADR지표(20거래일 기준)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시장별, 종목별 등락도 크게 엇갈리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여건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의 글로벌 투자자금 쏠림현상이 심화되거나 신흥국 증시의 통반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국의 안정 성장 기조가 훼손될 가능성이 작아 보이는 점,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청산가치인 1배 이하로 떨어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점, 주요 기술적 지표들이 단기 과매도권으로 진입하는 등 추가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 역시 뒷받침되고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부분들이 지수 하방경직성 유지와 추가적인 반등 시도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우선 전일 옵션만기일과 7일 연속 이어진 프로그램 매물로 인한 수급적 부담을 덜어냈으며 우려감을 자아냈던 우크라이나 사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군대를 일부 국경에서 철수시켰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또한 전일 발표된 중국의 4월 수출과 수입 지표가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한국과 대만의 4월 수출 역시 각각 9.0%와 6.2% 증가하고 전월 대비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양호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맞물려 긍정적인 시사점을 주는 요인이라 판단된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신흥국 수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뢰감을 높여주고 최근의 원화 강세와 같은 비용측면에서의 우려감을 일부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지표의 예상 밖 호조도 한국 경제(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센티멘트 개선과 함께 중국의 성장세와 맞물린 종목군의 반등 시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단기적으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 당분간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ECB가 경기부양책을 강화하는 의지를 시사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세와 풍부한 유동성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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