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사진)이 "부위경정(扶危定傾)의 자세로 위기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위정경이란 '위기를 맞아 문제점을 고치고 기울어 가는 것을 세운다'는 뜻이다.
이 부회장은 7일 효성그룹 직원들에게 보낸 CEO 레터를 통해 "세월호 비극의 결과는 평상시 위기의식 부재와 준비 부족이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기업도 상시적인 위기의식을 가지고 평소 부단히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있었던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추락사고를 예로 들었다. 당시 항공기 승무원들은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침착하게 승객들을 구출했고 비록 3명이 사망하는 불행한 사고였지만 승무원들의 위기대응 덕분에 더 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항공기 승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안전교육을 받아야 하고 선박에도 이와 같은 안전교육이 있지만 세월호는 이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고 비교하면서 "평상시에 어떤 자세로 위기상황에 대처해 왔는지가 극과 극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준비 자세는 기업 활동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을 보면 무엇보다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한국은 샌드위치처럼 위아래로 압박을 받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엔저정책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판매가격을 떨어트리는 효과를 보고 있고 중국 등 후발주자들은 급성장을 이루면서 이제는 품질면에서도 바짝 뒤쫓아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 부회장은 "내부적으로도 시장 및 고객 발굴이 미흡해 기존 사업들의 성장이 정체되고,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새롭게 투자한 사업들이 계획대로 정상화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지적하며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는데 적극적으로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부위정경(扶危定傾)'이란 말처럼 잘 대응하면 위기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라며 "실력을 키우고 책임지는 자세로 임해 위기에 당당히 맞서자"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이번 세월호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안전의식을 강화하고 국가적 재난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변화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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