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세월호 여파, 조용히 맘 달래려 한국인 해외 지방行
-IN 中·日 면세점 명품족들 몰려..외국인 44만 대습격 예고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임혜선 기자]# 1일 밤 명동, 한국을 찾은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 국민적인 추모 분위기 영향으로 가라앉았던 명동 일대에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같은 날 오전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44)는 가족과 함께 속초로 출발했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여행을 취소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오랫만의 황금연휴를 그냥 보내는 것이 아쉬워 강행을 결정했다. 대신 김씨는 부인, 아들, 딸과 함께 안산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사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5월 황금 연휴를 맞아 한국인이 떠난 서울이 외국인들로 채워졌다. 서울 시민들이 해외나 지방의 관광지로 여행을 떠난 사이 중국인, 일본인들이 서울을 방문, 여행을 즐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6일간 입국 여객은 44만7000여명에 달한다.
입국자의 대부분은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다. 요우커들은 올해는 예년보다 34%나 늘어난 7만여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관광객도 10만명이 찾을 예정이다.
서울 주요 비즈니스호텔과 면세점 등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국 관광객들이 주로 투숙하는 나인트리호텔 명동 등은 2~6일 객실 예약율이 100%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일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0% 늘었다. 같은기간 중국인 입국객수도 30% 증가했다. 롯데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매출도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한류 영향으로 화장품과 의류, 가방 등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일 롯데면세점을 찾은 김수진(가명)씨는 "샤넬의 보이백을 가려고 왔는데 이미 중국인 관광객들이 싹쓸이해갔다"면서 "보이백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든 가방"이라고 말했다.
명동 상권내 화장품브랜드숍을 찾는 외국인수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일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에 방문한 외국인 고객수는 평소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중국인이 70%, 일본인이 25%를 차지한다. 네이처니퍼블릭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고객들은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나 매장 직원이 추천해주는 제품을 주로 구매했지만, 올해는 소비 스타일이 달라졌다"면서 "좋아하는 연예인이 직접 사용한다고 소문난 제품이나 매거진에 게재된 제품 등을 직접 찾아서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씀씀이도 커졌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1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권 지급 행사의 구매자수는 10명이었다. 지난 춘제기간에 같은 행사를 진행했을 당시 1000만원이상 구매자는 3명에 불과했다.
반면 서울 시민을 비롯한 한국인들은 해외나 지방 관광지로 떠났다. 1~6일간 출국 여객은 45만3000여명.
한국인들은 괌, 호주 등 대양주와 동남아로 향했다. 이들 노선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예약률은 100%에 가깝다.
한국인 국내 관광객들은 세월호 참사로 여행을 아예 취소하거나 희생자들의 분향소를 들려 참배 후 여행을 떠나는 인파로 나뉜다.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제주 롯데호텔에서는 두 달 전부터 만실이었던 4~5일 내국인 객실 예약이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16일 이후 5%가량 취소됐다. 하지만 연휴 시작과 함께 전 객실이 모두 판매됐다. 제주신라호텔도 지난 1일부터 전객실 예약이 완료됐다.
속초를 비롯한 강원도, 부산 등지의 콘도, 호텔도 만실이다. 다만 진도 참사와 인접해 있는 남해안 관광지는 추모 분위기 영향 탓에 여행객들이 이들 지역으로서의 여향을 자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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