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인원 기자] 민간 방재전문가가 1일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여당 지도부를 향해 "국회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며 쓴 소리를 쏟아냈다.
연세대 방재안전관리 연구센터장인 조원철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가재난안전 확대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국가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여러분께 원망의 말을 먼저 드리고 싶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 교수는 헌법 34조 6항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말 좋게 명시되어 있다"며 "이 법을 만들고 통과시킨 것이 국회이고, 국회가 그 책무를 다 하지 않았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행의 각종 방재안전관리, 특히 금년에 만들어진 '재난 및 안전관리법'은 이름부터 틀렸다"며 "재난이라고 하는 것은 결과다. 일이 벌어진 다음에 사후 수습하는 것이다. 왜 예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는지 모르겠다. 예방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얼마나 검토하셨는지 몰라도 ‘재난 및 안전관리법’이라고 하는 용어 자체가 잘못되어 있고, 헌법 34조 6항과는 전혀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며 "그 법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 문제점을 엄청나게 지적하고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야기했지만 어느 분도 저희들의 건의를 들어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의원님들께 귀한 책임을 제가 꼭 묻고 싶다"며 "이번에 나타난 결과를 우리가 봤지만 연말에 국정감사를 하실 때 여러분이 하신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요즘 해피아라는 말이 돌아다니는데 한 절차에 대해 평상시 지켜야할 모든 규정, 매뉴얼이 있다. 이제 매뉴얼 타령 안하셔도 된다"며 "매뉴얼은 평균치이고 평균치를 큰 값과 적은 값에 적용하는 훈련이 돼 있어야 하는데 우리 공직자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대해서도 "머리만 있지 손발이 없는 조직"이라면서 "이번에 어떤 기구를 만든다고 발표도 하고 준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중앙에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타령은 그만했으면 한다. 손발이 없는데 머리가 있으면 뭐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중앙기구는 현장조직이 활동할 수 있도록 모든 수습·예방·대응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정부의 자원, 정보, 기술, 인력, 물자 모든 것을 총 동원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라면서 "중앙기구는 각 자치단체의 현장조직이 얼마나 잘 조직되어 있는지 감시감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원 기자 holeino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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