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정금공)를 합친 '통합 산업은행(산은)의 연내 출범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련법이 국회에서 발목을 잡힌 탓이다. 6월 국회에서 처리가 된다고 해도 통합작업에 최소 6개월이 소요돼 연내 출범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30일 오전 4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쟁점 법안 처리를 논의한다. 29일에 이어 다음달 2일 한 번 더 열리는 국회 본회의 전까지 논의를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산은과 정금공을 다시 합치는 내용의 산은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사실상 합의를 마치고 28일 정무위를 통과시킬 방침이었으나 다른 법안과의 '일괄 타결' 방침에 막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29일에는 금융소비자보호원 관련 법안에 대한 이견으로 아예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여야는 현재 신설되는 금융소비자보호원과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의 위상과 권한 규정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내놓으면서 올해 7월까지 통합 산은을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30일 발의된 '통합 산은법'이 올 2월 국회에서 통과된다는 가정 하에 나온 것이다. 산은 역시 올해 초 연내 출범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2월 국회에 이어 4월 국회 처리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이 같은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4월 처리가 불발되면 공은 다시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6월에는 지방선거로 인해 주요 법안 통과를 여야 의원 모두 꺼릴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통합 산은법'이 6월 국회 정무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통합 작업에는 최소 6개월이 걸려 이마저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4월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사실상 올해 안에 통합 산업은행이 출범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 사이 정금공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 상황이 더 복잡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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