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조원 최초 돌파…전년比 1조4000억원 증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공공기관이 올해 80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키로 했다. 2006년 제도 도입 이후 구매액이 8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은 이같은 내용의 '2014년도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 목표(안)'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올해 740개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목표액은 총 8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78조8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1.7%) 증가했다. 이는 총 구매액(114조9000억원)의 69.8%로, 지난 2006년 공공구매 목표비율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초로 80조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구매율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중기청은 올해 상반기 조기집행 목표를 전체 구매액의 56.7%인 45조5000억원으로 설정, 내수 활성화를 통해 어려운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대상인 기술개발제품·여성기업제품·장애인기업제품도 올해 구매목표도 상승했다. 기술개발제품의 경우 지난해 구매실적은 2012년도(2조1100억원)보다 20.3% 증가한 2조5400억원이며, 올해 목표는 지난해 대비 19.6% 증가한 3조400억원으로 설정됐다.
기술개발제품은 정부 과제에 참가한 중소기업의 제품으로, 정부는 공공기관이 매년 중소기업물품 구매액의 10%를 기술개발 제품으로 구매토록 하고 있다.
여성기업제품은 지난해 구매실적이 2012년(3조4100억원)대비 31.4% 증가한 4조4800억원이며, 올해 목표는 전년 대비 17.4% 증가한 5조2600억원이다.
장애인기업제품은 지난해 구매실적이 2012년도(3400억원)대비 100% 증가한 6800억원이며 올해 목표는 전년 대비 7.4% 증가한 7300억원이다.
정부는 여성기업의 경우 총 구매액의 3~5%를, 장애인기업의 경우 총구매액의 0.45%를 사들이도록 권장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공공기관 제품 구매액은 크게 늘어 2012년 대비 6조8000억원(9.4%) 증가한 7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총 구매액(113조원) 대비 비율은 69.7%에 달한다.
하지만 이중 절반을 상위권 공공기관 10곳이 구매해 기관간 불균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한 상위 10개 기관이 구매한 액수는 총 33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6조원을 구매해 1위를 차지했으며, 경기도가 4조4000억원, 한국전력공사가 4조3000억원, 전라남도가 3조3000억원, 경상북도가 3조3000억원, 경상남도가 3조원, 경상남도가 3조원, 국토교통부가 2조7000억원, 서울특별시 가 2조4000억원, 국방부가 2조3000억원, 강원도가 2조2000억원을 구매했다.
구매 실적이 늘어나는 만큼 제도를 위반하는 기관도 증가했다. 지난해 공공구매 제도위반사항은 211건으로 2012년(47건)대비 5배 증가했다. 김순철 중기청 차장은 "지난해 5월 중소기업 우선조달제도를 도입하다 보니 홍보가 부족해 일부 공공기관이 준수하지 못했다"며 "일부 기관이 아직도 제도 이행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기청은 향후 입찰 단계부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조달청과 함께 내달부터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제도 이행실태를 조사해 위반사항을 기관평가에 반영해 이행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기청장의 개선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입찰절차 진행을 중지하거나 미이행·거짓보고·검사거부 등에 대해 과태료도 부과할 방침이다.
김 차장은 "중소기업 제품을 80조원 구매하면 내수시장이 확대돼 경기를 부양하고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조달시장 내 위장 중소기업 여부 실태조사를 통해 영세기업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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