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관붕(官崩)사태'빅시리즈 기획<2>국민신뢰 펑크…신뢰적자 빨간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이 관료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지만, 국민과 공무원들의 이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각각 실시한 행정에 관한 공무원과 국민의 인식조사에서다.
'공무원이 무사안일하다'는 데에 국민의 56.8%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에 공무원은 20.8%만이 '그렇다'고 답해 응답비율로 3배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무사안일하지 않다'는 질문에는 반대였다. 국민이 13.8%만 '그렇다'고 답한 데 반해 공무원은 55.0%가 '그렇다'고 답해 역시 3배가량 많았다.
공무원이 무사안일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응답비율은 2004년에는 64.6%, 2007년에는 67.0%, 2010년에는 66.1%였다가 지난해 57.8%로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무원이 무사안일하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의 응답비율은 2004년(30.8%), 2007년(24.1%), 2010년(17.4%) 등 점차 감소 추세다. 그러다 지난해 20.8%로 소폭 높아졌다.
무사안일의 원인에 대해서도 시각차를 보였다. 국민들은 '사명감 부족'과 '보수성'을, 공무원들은 '책임'과 '보상미흡'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국민들은 공직자로서 사명감이 부족하기 때문(23.3%)이 가장 많았고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보수성 때문(20.3%), 일이 잘못되면 책임지게 되므로(13.9%) 순으로 답했다. 처우개선이 안돼서, 합법성 위주의 감사, 인력과 예산부족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선택 비율이 낮았다.
공무원들은 공무원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원인에 대해 '공연히 일을 만들었다가 잘못하면 책임지게 되므로'에 답한 응답률이 35.4%로 가장 많았고 열심히 일해도 보상이 미흡해서(15.1%), 합법성 위주의 감사 때문에(14.5%),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보수성 때문에(8.2%), 자율성이 부여되지 않아서(7.5%), 처우개선이 안돼서(6.6%), 사명감 부족(4.0%)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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