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공무원에 "공무원마인드가졌다"말하면 욕이되는 나라

시계아이콘01분 3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초유의 관붕(官崩)사태'빅시리즈 기획<2>국민신뢰 펑크…신뢰적자 빨간불

공무원에 "공무원마인드가졌다"말하면 욕이되는 나라 .
AD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관료개혁은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돼온 국정과제였지만 매번 시작은 창대하고 끝은 미약한 도돌이표에 갇혀 있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료사회, 그 중에서도 이익집단과 결탁한 관료 마피아를 향해서는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積弊)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관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세월호 관련 부처 공무원들은 사실상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관료개혁과 내각 물갈이가 본격화되면 사고 수습과 사후대책을 마무리한 뒤에 자신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다. 다른 부처 공무원들도 관료개혁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낙하산 인사가 도마에 오르면서 모피아(기재부+마피아), 금피아(금감원+마피아)출신 산하기관 재취업에 제동이 걸렸다. 협회단체나 조합으로의 이동도 무기한 중단됐다.

이 와중에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들이 있다. 내각 물갈이는 퇴출과 동시에 새로운 진입을 의미한다. 부처 입장에선 인사적체를 단박에 해소할 수 있다. 개인으로서는 개혁의 바람만 잘 타면 승진과 영전, 핵심보직으로 이동을 기대할 수 있다. 정권을 두세 번 거친 고참들 가운데는 "정권은 길어야 5년, 장관은 길어야 2년"이라며 "이(관료개혁 바람) 또한 지나가리라"는 이도 있다. 국내에 복귀할 때 보직을 얻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던 해외 주재관 가운데는 개혁의 광풍을 비껴갈 수 있어 안도하는 이들도 있다는 후문이다.


관료사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진정한 위기는 대통령의 관료개혁도, 정치권의 마피아 금지법도 아니다. 국민의 관료사회ㆍ정부에 대한 불신이다. 불신의 골은 관료사회의 어둡고 추악한 면이 들춰지면서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부패와 비리, 무사안일, 탁상행정, 권위의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무능과 무지, 무소신, 무책임이 더해졌다. 관료사회와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 경제 주체의 두 축인 국민과 기업의 업무 열정도 자연스레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효율감소로 이어진다.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기업은 정부 정책을 믿지 않게 된다. 신뢰가 없으면 투자를 주저하게 되고 이는 결국 총체적 국가경쟁력 저하로 나타난다. 이른바 '신뢰적자'다. 재정적자는 세금을 더 걷거나 덜 쓰면 해결되지만 한번 펑크난 신뢰적자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신뢰적자의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포착돼 왔다.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의 2012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정부ㆍ국회ㆍ법원ㆍ경찰ㆍ언론ㆍ금융기관 등 6개 주요 공적기관 가운데 정부 신뢰도는 국회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성인남녀 2000명 가운데 정부를 신뢰한다는 답변(15.8%)이 불신(46.0%)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2010년 조사와 비교해 정부 불신율이 41.8%에서 46.0%로 크게 높아졌다.


관료집단의 영향력은 신뢰도와 반비례하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원과 중앙일보가 실시하는 파워조직 신뢰영향력 조사를 보면 정부의 영향력(10점 척도)은 2005년(5.91점)에서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6년(5.64점)에 주춤한 이후 2009년 6.15점, 지난해 6.22점으로 높아졌다. 반면 신뢰도는 2005년도에 4.98점에서 2006년도 4.71점으로 하락했다가 2007년도 4.96점을 찍은 이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4.95점을 기록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조사 결과에 대해 "현대 민주주의가 정부의 질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볼 때 낮은 정부의 질은 정치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대한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공무원들이 항상 기업들에는 '기업가 정신'을 요구하고 벤처정신, 창업마인드, 장인정신 등을 강조하는데 이런 용어는 다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면서 "유독 '공무원 마인드'는 자리보전, 복지부동, 탁상행정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법과 제도에 앞서 공무원 마인드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