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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10만송이 국화가 동났다"…국민조문 주말내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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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서도 어제부터 6800명 노란물결

[세월호 침몰]"10만송이 국화가 동났다"…국민조문 주말내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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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박나영 기자, 최동현 기자] "아침에 여길 다녀가지 않으면 불안할 것 같아서 찾았다"

시험당일 이곳을 찾은 이화여고 1학년 김유정(16ㆍ여)씨는 "주말 내내 시험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광장.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비오는 월요일 출근시간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빗방울이 맺힌 국화꽃을 헌화대에 가만히 올려놓은 후 묵념했다.

먼발치서 분향소를 바라보고 한참을 서 있던 교사 정성완씨(52)는 마침내 우산을 접어든 채 국화꽃을 들고 헌화대로 걸었다. 5분 가까이 길게 묵념을 하고 돌아선 그는 "먼저간 우리 딸이 생각나 찾아왔다"며 "이번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 모두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명복을 빌었다. 3년 전 그는 백혈병으로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딸을 잃었다.


분향소 우측에 마련된 화이트보드는 전날 다녀간 조문객들이 남긴 메모지로 가득 찼다. "하늘도 무심하게 비가 많이 오는구나", "고통없는 천국에서 행복한 웃음만으로 살길 기도할게", "다음에 태어나면 꼭 대한민국이 아닌 살기 좋고 아픔없는 곳에서 태어나"... 한 외국인은 노란 리본에 "What kind of government lets its people die like that(세상의 어떤 정부가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죽게 만드는가)?"라며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글을 적어놓기도 했다. 출근길 이곳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굳은 표정으로 서울도서관 외벽에 '미안합니다.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과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과 나란히 그려진 노란 리본과 헌화대를 번갈아 올려다보기도 했다. 전일 오후 3시부터 운영된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28일 오전 10시 기준 6881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안산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차려진 임시 합동분향소는 주말 동안 전국 각지에서 온 조문객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대기하는 줄이 분향소 앞 인도 300여미터를 빙 두르고도 남아 근처 고잔초등학교 운동장을 지그재그 형태로 가득 채웠다.


'사랑하는 손자 손녀들아 할아버지가 미안하다. 사랑해' '어여쁜 아들 딸들아. 1분1초를 기도로 염원했다. 살아서 '엄마', '아빠' 부르며 오길... 부디 편히 잠들거라', 손주같은 아이들의 희생을 안타까워하는 어르신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언니 오빠들 배가 침몰해서 만이 놀래조(많이 놀랬죠) 사랑해요' '형, 누나 편히 쉬세요' 주말 엄마 아빠를 따라온 꼬마 아이들이 삐뚤빼뚤 쓴 글씨도 눈에 띄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만 모두 내려 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사랑합니다' 선생님의 명복을 비는 메모도 있었다. '단원고 2학년 아버님, 어머님들 많이 힘드시죠. 저희가 이 정돈데 아버님, 어머님 아픔 감히 헤아릴 수가 없네요'. 단원고 학부모들을 걱정하는 말들도 많았다.


주말동안 조문객이 16만명에 이르면서 분향소 복도에는 조문메모를 위한 공간으로 10여개의 칸막이 화이트보드가 설치됐다. 또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주최 측이 준비한 국화꽃 10만여 송이가 모두 헌화되면서 꽃을 더 구하기가 어려워진 주최 측은 조문객들에게 꽃 대신 검은색 근조리본을 제단에 올리도록 임시조치하기도 했다.


28일부터는 안산과 서울 외에도 전국 17개 광역시 및 도 단위로 분향소가 설치돼 운영된다. 특히 희생자가 주로 발생한 경기도는 수원이 시청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을받는 것을 비롯해 부천,성남, 광명 등 기초자치단체별로 분향소가 설치됐다.


한편 전국적인 애도 물결 속에 전국의 유원지와 극장가는 주말에도 한산한 편이었다. 극장가의 경우 지난 주말에 개봉한 할리우드 오락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외에는 대부분 4~5만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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