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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주식시장에 '봄날' 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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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주식 4. 시리즈 끝내며 전문가 12인에 물었더니

조선 화학 등 산업재 편중 벗어나야…기업들은 투자 인색하면 안돼
정부 규제 풀고 있다지만 아직 부족, 파생상품 승수규제 등 해결해야
국내배당, 선진국에 비해 너무 적어…배당수익 높으면 장기투자자 찾아와


춘래불사춘, 주식시장에 '봄날' 오려면 전문가 1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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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긴 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본지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12명의 전문가들로부터 얻은 처방은 '산업구조 개선', '고배당', '규제 완화'로 요약된다. 기업가들이 신성장동력 사업부문을 적극 발굴해 밸류에이션을 높임과 동시에 적극적인 배당으로 외국인 및 장기 기관투자가들을 유인해야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약점인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가운데 상대적으로 빡빡한 각종 금융시장 규제에 대해서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구태의연한 기업들…"새 성장동력 찾아라" = 전문가들은 신성장동력 발굴이 증시 회복의 선결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김학주 한가람투자자문 CIO는 "사양산업이 너무 많아 한국 시장이 점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원을 찾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재(조선, 화학, 철강) 업황 부진에 현재 코스피 시장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 정도까지 떨어졌다. ROE가 한창 높았던 지난 2012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1배로 세계 평균(1.7배)을 크게 밑돈다.


김 CIO는 "경쟁 국면에서 도태한 기업들이 많아져 나중에 다시 호황이 와도 분위기가 달라질지 미지수"라며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휘둘리는 제조업보다는 이제 소프트웨어 분야에 눈을 돌리는 게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CIO도 "코스피 상장 기업의 60% 이상이 제조업에 치우쳐 있는 산업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CIO는 "선진국들처럼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를 키울 필요가 있다"며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한류 열풍이 부는데 정작 한국은 소비재 기업이 별로 없어 별다른 경제적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CIO는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LG생활건강, CJ 같은 기업들이 늘어나고 소비재의 시가 비중이 커져야 진정한 주가 상승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별 기업들이 돈을 쌓아두기만 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다시 투자하고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데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 규제, 아직도 너무 많다 = 정부에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철환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스권 장세를 깨려면 기본적으로 실물경기가 좋아져야겠지만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파생상품 승수 규제를 예로 들었다. 파생상품 시장은 금융위원회가 2012년 3월부터 코스피200옵션의 승수를 기존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하고부터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이 교수는 "선물이 죽으면 현물도 같이 죽기 때문에 승수 규제를 풀어 파생상품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정부가 규제 개혁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내수 부양책을 펴거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등을 더 과감하게 추진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여력을 높여주면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상덕 현대증권 대치WMC PB팀장은 "최근 슈퍼리치(고액 자산가)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를 보면 정부 규제 때문인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규제를 풀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공통된 견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너무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정책이 시행하기는 쉽지만 효과가 없을 때는 돌이키기 어렵다"며 "정부는 시장이 다른 외부요인에 의해서 흔들리지 않도록 조절하고 정보가 왜곡되지 않게 하면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 고배당으로 장기투자자 유도해야 = 전문가들은 '만년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증시가 제값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성향을 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배당수익률을 높이면 장기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게 되고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려들 수 있다는 얘기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전무는 "현 시점에서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수단은 배당밖에 없다"면서 "배당을 높여 다른 자산에 비해 주식이 갖는 매력도를 높여야 시장이 다시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전무도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측면에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가까워지고 있는 단계기 때문에 성장의 몫을 주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당은 외국인투자자 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학주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은 "10여년 전만해도 한국증시는 신흥국 중 가장 매력이 있는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한데 이는 신성장동력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주주 이익 환원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기업을 둘러싼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2011년을 기점으로 많이 투입한 설비투자를 지금 시점에서 늘리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넘치는 자금으로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도록 배당, 자사주 매입, M&A등에 자금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증시 회복의 기운들 = 증시 회복의 여지도 곳곳에 남아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CIO는 증시 거래대금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과 관련, "거래가 많이 발생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단타 매매가 줄어 시장이 성숙해졌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거래 감소가 투심 악화 탓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어 이 CIO는 "당장은 거래가 늘지 않고 있지만 장기 투자로 가고 있는 추세는 긍정적"이라며 "이러한 시점에 증권사들도 수수료로 수익을 내기보다는 성과와 연동해서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가져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는 "주가가 과열된 상황도 아니고 결국 종목별 지수도 상승할 것이므로 그렇게 비관적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허 CIO는 "사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매수하기 좋은 장세"라며 "지수에 투자하지 않고 개별 종목별로 투자하는 자산사의 경우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좋은 기업들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좋은 기업들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낮은데다 매수하려는 경쟁자도 적어 투자하기에 적기라는 설명이다.


장밋빛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CIO는 "원래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며 "과거를 돌아보면 박스권이 점점 좁아지다 결국 방향성을 잡고 지수가 상승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박 CIO는 "현재 가치주, 롱숏펀드, 중위험ㆍ중수익 상품 등에 자금이 몰려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자금이 일부에 편중되면 될수록 변화는 더 빨리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나 운용사는 박스권 장세에 맞춘 금융상품만 집중적으로 파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며 "작은 변화를 통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되고 어느 쪽으로든 다시 활력이 생기게 되면 이러한 상품들이 갈 길을 잃고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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