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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10년 전에도 "한국선급 독점깨야" 보고서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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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세월호 침몰사고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선급이 40년 가량 선박검사권을 독점해왔음에도 거의 모든 부분에서 선진국의 선급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이미 10년전부터 개방화 추세에 맞춰 외국선급과 국내 선주는 물론 자신들이 발주한 용역보고서마저 검사권 시장개방의 필요성을 주장했음에도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한국해양수산연구원은 해양수산부 의뢰를 받아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국적선박에 대한 정부검사 대행업무 개방전략 연구'를 진행해 최근 그 결과보고서를 해수부에 제출했다. 해수부는 자유무역협정의 확대로 미국 영국 등에서 선박검사 대행업무를 개방하라는 압력이 높아지자 개방에 따른 영향을 분석, 검토해 정책적 결정을 하고자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정부 검사권 개방의 순편익은 크지 않지만 세계 선급시장 개방 추세와 선주의 선급 선택권 확대 요구 등에 따라 개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BBCHP)의 선박안전법 적용제외를 통한 선급시장 개방보다는 개별 외국선급과 정부검사업무대행 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제시했다. BBCHP가 선박안전법 적용에서 제외되면 외국국적의 한국선박들이 한국선급이 아닌 해외 선급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개방대상에 대해서는 선주의 선호도와 해당선급(국가)의 개방의지, 개방을 통한 관련 산업 기술력 향상을 고려해 독일 DNV-GL, 영국 로이드선급, 미국 ABS, 일본선급(NK)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선급의 경쟁력이 선진선급에 비해 수수료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낮아 개방 전에 기술력,영업력 강화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개방 충격 최소화와 정부 검사권 집행에 대한 부작용 대응을 위해 순차적 상호개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해수부는 이 보고서를 제출받고 나서 지난 1월에 "정책연구 목적과 부합하고 추진방법이 적절하다"면서 "향후 관련 정책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지만 후속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선박검사권 개방의 논의는 10년 전에도 제기됐었지만 흐지부지됐다. 해수부는 오거돈 장관 재임시절이던 2005년 10월에 목포해양대학교에 의뢰해 '정부대행 검사기관의 선진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도 "업계의 개방화 요구와 선급자체의 수요, 일본선급의 개방화 준비를 고려할 때 개방화는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순차적으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지만 개방을 원칙으로 하고, 한국선급의 경쟁력을 고려해 일부 개방을 할 것"이라고 권고했었다.


한국선급이 자체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는 노골적으로 한국선급을 비호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한국선급은 2008년 12월 해양경제연구소에 의뢰해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의 선박안전법 적용제외에 관한 재검토 연구'를 진행했다. BBCHP는 2007년 선박안전법 전문개정을 통해 2010년 11울부터 선박안전법의 적용범위에서 제외시키기로 했었다. 이럴 경우 약 30%에 해당하는 BBCHP선박들이 다른 선급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컸고 한국선급의 수익성과 경쟁력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었다.


당시 보고서는 BBCHP에 대한 선박안전법 적용에 대해 해상안전확보를 위한 국가의 개입 필요성과 검사권 개방에 대한 신중한 접근 필요성, 한국선급의 공익성 기능에 대한 지원, 국가해양력 강화정책에 반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재검토 주장을 했다. 또한 "BBCHP에 대한 선박안전법 적용제외로 인한 편익보다는 적용시키는 것이 국가적 편익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장기적으로 7415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한국선급이 우리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고 해사클러스터의 한 축임을 감안하면, 한국선급의 육성발전을 위해 정부 및 산업계의 지원은 필요불가결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2009년 법 개정으로 BBCHP는 선박안전법에 다시 적용받는 것으로 확정됐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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